풀무원(017810)이 글로벌 김치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김치 생산 전문기업인 피피이씨글로벌김치의 지분을 취득,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K푸드의 인기와 발효 음식에 대한 전 세계 관심이 높아지면서 김치 수출량이 계속 늘고 있는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식품은 지난달 말 국민연금과 조성한 코퍼레이트파트너십펀드(코파펀드)인 풀무원글로벌투자파트너쉽사모투자전문회사로부터 피피이씨글로벌김치 주식 18만주를 약 160억원에 인수했다. 피피이씨글로벌김치는 풀무원식품의 100% 자회사가 됐다.

피피이씨글로벌김치가 운영하는 전북 익산 김치 제조 공장. /풀무원 제공

피피이씨글로벌김치는 풀무원이 해외 김치 시장 개척을 목표로 설립한 수출용 김치 제조 전문기업이다. 국민연금과 코파펀드 계약을 체결하고 약 300억원을 투자, 2019년 전북 익산에 3만329㎡(9175평) 규모 김치공장을 갖췄다. 지분은 풀무원식품, 코파펀드 각각 50%였다.

풀무원식품은 이번 피피이씨글로벌김치 완전 자회사 편입을 통해 운영 효율을 높이고, 미래 투자와 사업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당장 풀무원글로벌투자파트너쉽 운영사인 지앤에프프라이빗에쿼티 소속 이사진을 내보내고 내부 인사로 이사회도 재편했다.

풀무원식품 관계자는 “지배력 강화를 통해 자회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김치 수출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지분 인수”라면서 “미국 월마트 등 주류 유통 채널로의 입점에 속도를 내고, 미국은 물론 중국, 일본 등 해외 시장에서의 제품 마케팅도 꾸준히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피피이씨글로벌김치의 성장도 풀무원식품의 이번 지분 인수에 영향을 미쳤다. 공장 완공 첫해인 2019년 83억원이었던 매출은 2020년 174억원으로 2배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매출이 161억원으로 약 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이 3억원에서 5억원으로 67% 증가했다.

그래픽=손민균

풀무원은 피피이씨글로벌김치가 향후 풀무원식품의 핵심 자회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고 K콘텐츠 등 한류 열풍으로 대표적인 전통 발효 식품인 김치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는 덕이다.

실제 김치 수출액은 매년 최대치를 새로 쓰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김치 수출액은 전년 대비 10.7% 증가한 1억5992만 달러(약 2110억원)를 기록했다. 2016년 7900만 달러(약 1042억원)에서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상승세다. 수출 대상국은 89개 국가로 확대됐다.

한편 국내 김치 제조사들의 해외 공략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치 브랜드 ‘종가’를 운영하는 대상(001680)은 미국을 넘어 유럽 폴란드에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김치 공장 건설에 나섰다. CJ제일제당(097950)도 상온 유통 김치 신제품을 내놓는 등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다.

풀무원식품 관계자는 “젓갈이 들어간 전통 김치를 한국에서 생산, 진짜 한국산 김치를 해외에 선보이는 게 풀무원 김치의 경쟁력”이라면서 “미국에 김치를 수출한 첫해인 매출이 12억원에 불과했으나 2020년 100억원을 넘었고, 올해는 최대 매출을 달성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