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30일 ‘사업 종료’를 예고했던 푸르밀이 경영권 매각을 다시 추진한다.
31일 유업계에 따르면 푸르밀 노사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푸르밀 본사에서 상생안 마련 2차 교섭을 열고, 경영권 매각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이날 교섭은 고용노동부 서울남부고용노동지청 중재로 열렸던 1차 교섭에 이은 교섭이다. 앞선 1차 교섭에서 푸르밀 노사는 매각 추진 등 상생안을 찾겠다는 입장을 정한 바 있다.
신동환 대표와 장우진 경영관리실장, 이계오 총무부장 등 사측 3명과 김성곤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 푸르밀 노조위원장과 정연우 사무장 등 노측 5명이 자리했다.
김성곤 위원장은 “3시간 넘게 교섭을 진행했다”면서 “정리해고 대신 매각 절차를 진행해 직원들을 위한 자구책을 마련해달라는 요구를 사측이 일단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푸르밀의 매각 재추진은 신 대표 등 경영진이 지난 17일 적자 누적으로 사업 종료가 불가피해졌다고 밝힌 지 약 2주일 만이다. 내달 30일자로 영업 종료도 예정한 바 있다.
신 대표를 포함한 푸르밀 경영진은 앞서 LG생활건강(051900)에 회사 매각을 타진했으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결국 사업 종료를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은 “구체적으로 어떤 업체로 매각을 타진하는지는 밝힐 수 없지만, 당장 정리 해고가 아닌 추가 생존에 대해 사측이 긍정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푸르밀 노조에 따르면 노사는 오는 30일 3차 교섭을 열고 매각 추진을 위한 노사 협의를 재논의 한다는 방침이다. 구조조정 방안도 3차 교섭에서 구체화하기로 정했다.
푸르밀 노사는 아울러 지난 28일 내달 9일까지로 정했던 희망퇴직 접수 일정을 내달 30일까지 연기하기로 정했다. 희망퇴직 접수를 미루고 매각 협상을 우선 진행하기 위해서다.
김 위원장은 “신 대표가 직접 갑작스러운 사업 종료 발표, 희망퇴직 접수 등에 대해 노조와 협의를 진행하지 않은 점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면서 “상생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매각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잇따른 적자 누적과 유제품 소비 자체가 줄면서 LG생활건강으로의 매각이 한차례 불발됐기 때문이다.
‘비피더스’, ‘검은콩이 들어 있는 우유’를 제조·판매했던 푸르밀은 2018년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고, 2019년부터 매년 영업손실이 89억원, 113억원, 124억원으로 불어났다.
김 위원장은 “매각의 성공 가능성을 노조 입장에선 기대할 수밖에 없다”면서 “현재 오너 차원에서의 매각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