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이은현

신세계푸드(031440)가 운영하는 스무디 프랜차이즈 ‘스무디킹코리아’의 실적이 악화하면서 이마트24와의 제휴도 종료됐다.

20일 스무디킹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계열 편의점인 이마트24와 제휴해 매장을 늘렸던 스무디킹코리아는 더 이상 이마트24에 ‘숍인숍(매장 내 매장)’을 열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스무디킹코리아는 신세계푸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과일 음료 전문 기업이다. 신세계푸드가 2015년 말 해외 스무디킹의 한국 내 판권을 180억원에 확보, 스무디킹홀딩스의 식음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신설했다.

그러나 신세계푸드의 인수 후 6년간 한 번도 흑자 전환에 성공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적자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스무디킹 본사가 있는 미국의 경우, 남부 지역에서 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꾸준히 매출을 내는 상황이지만, 사계절이 존재하는 한국은 환경적 요인이 다르다는 점이 매출 부진 요인으로 꼽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스무디킹코리아의 매출은 약 82억원으로 전년(125억원) 대비 35%가량 줄었다. 2018년(169억원)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적자도 지속됐다. 2018년 4억원대였던 손실 규모는 지난해 17억원대로 늘어났다. 당기순손실 역시 2018년 3억원대에서 지난해 29억원대로 9배 이상 손실 폭이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적자 폭이 늘어났던 2020년에 비해서는 적자 폭이 소폭 줄었지만, 신세계푸드가 스무디킹을 인수한 후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마트24 X 스무디킹' 매장에서 직원이 스무디를 만들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계속되는 적자에 이마트24와 협업해 숍인숍 매장을 내며 시너지를 내는 전략을 택했지만, 그마저도 순탄치 않았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스무디킹코리아의 전체 매장 수는 2018년 113개에서 2020년 293개로 2배 이상 늘어났다. 다만 매장 수가 늘었음에도 매출에는 주효한 영향을 끼치지는 못했다.

여기에 코로나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스무디킹은 신규 매장 출점보다는 매장 수를 유지하는 데 방점을 둔 ‘버티기’ 전략을 택했다. 스무디킹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날 기준 매장 수는 273개로 2020년(293개) 대비 20개의 매장이 문을 닫았다. 휴점 중인 매장 수도 25개에 달한다.

최근 이마트24X스무디킹 매장을 낸 한 점주는 “편의점의 경우 인력 비용을 줄이는 게 매출에 큰 영향을 끼치는데 아무래도 중장년층 부모님이 상품 관리와 스무디킹 음료를 동시에 관리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최근 물가 인상으로 인해 주로 최저시급을 받는 편의점 아르바이트 지원자 수도 줄어든 점도 운영 어려움으로 꼽혔다. 이 때문에 편의점 점주가 직접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다양한 품목을 다루고 있는 통합 매장의 경우 관리가 더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서울 서초구 데블스도어에서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이사가 100% 식물성 원료로 동물성 가공육 캔 햄의 맛을 구현한 '베러미트 식물성 런천' 캔 햄을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 역시 기존 스무디킹보다는 노브랜드 버거, 노브랜드 피자, 브랜드 콜라, 브랜드 사이다, 대체육 베러미트 등 새로운 브랜드 및 신제품 육성에 힘쓰는 모양새다.

송 대표는 오비맥주 마케팅 총괄 부사장을 역임한 마케팅 전문가로 통한다. 신세계푸드 마케팅 담당 임원으로 이직해 노브랜드 버거 및 올반의 브랜드 기획 및 상품 출시를 주도하며 신세계푸드 대표까지 올라간 인물이다. 신제품 출시 및 브랜드 1호점 개장 시에는 직접 방문하며 제품에 관해 설명하는 등 마케팅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스무디킹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입장 및 전략을 추가로 내놓지는 않고 있다.

신세계푸드 측은 “스무디킹 사업은 계속해서 할 예정”이라며 “식음료 사업 확대 가능성을 보고 지속적인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