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치킨 연금 수여식.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황대헌 선수(왼쪽부터), 윤홍근 BBQ회장, 최민정 선수. /이신혜 기자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이 21일 오전 열린 ‘치킨 연금 수여식’에서 베이징 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들에게 치킨 연금을 수여했다. 아울러 윤 회장은 최근 검찰이 1년 실형을 구형한 박현종 bhc 회장과 관련해 “사필귀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는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에게 BBQ 치킨을 평생 먹을 수 있는 ‘치킨 연금’이 수여됐다.

대한빙상경기연맹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윤 회장은 치킨 연금 수여식에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어려운 경기 환경하에서도 황대헌·최민정 선수가 국민들에게 기쁨을 주는 계기가 됐다”며 “편파 판정 시비 속에서도 공정한 스포츠맨십을 보여줬다”고 선수들을 치켜세웠다.

치킨 연금은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쇼트트랙 황대헌(22) 선수의 “저는 1일 1닭을 하는데 평생 치킨을 먹게 해 주면 금메달을 딸 수 있을 것 같습니다”는 발언으로 시작됐다. 이에 베이징올림픽 선수단장인 윤 회장은 금메달리스트들에게 평생 치킨을 무료로 먹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표했다.

치킨 연금 수여식에 참석한 베이징동계올림픽 선수들과 윤홍근 회장. /이신혜 기자

BBQ 측은 치킨 연금 지급 기준에 대해 “황대헌, 최민정 선수에게 만 60세까지 연금 형식으로 자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향후 치킨 판매 가격과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매일 3만원 상당의 포인트를 지급한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최근 배달비 부담이 상승한 만큼 향후 치킨 가격 상승과 배달비가 치킨을 시켜먹는 선수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치킨 연금 가격을 (3만원으로) 책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닭 원재료 가격과 배달비가 계속 상승하는 만큼 조만간 BBQ도 타사의 치킨 가격 인상 수준과 비슷하게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올초 교촌과 bhc는 치킨가격을 10% 내외 인상했다.

BBQ는 금메달리스트 1인당 6억원, 은메달리스트 1인당 8000만원, 동메달리스트 1인당 3000만원, 격려상 1인당 300만원 상당의 치킨 연금을 제공할 예정이다.

BBQ는 금메달리스트인 황대헌 선수에게 38년간, 최민정(23) 선수에게 37년간 매월 또는 매 분기 초에 치킨 연금을 멤버십 포인트로 지급하기로 했다. 치킨 가격이 인상되면 제공 금액을 상향 조정키로 했다. 다만, 은메달 2개를 추가 획득한 최민정에게는 상위 성적인 금메달에 해당하는 치킨 연금 혜택만 제공한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은메달·동메달리스트에게도 치킨 연금이 수여된다.

차민규, 서휘민, 이유빈, 김아랑, 이준서, 곽윤기, 박장혁, 김동욱, 정재원 등 9명의 은메달리스트와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멤버로 참가한 박지윤 선수도 20년 간 주 2회의 치킨을 무료로 먹을 수 있는 치킨 연금 혜택을 받는다. 동메달리스트인 김민석, 이승훈 선수는 10년 간 주 2회 치킨연금을 받게 됐다.

빙상종목을 제외한 동계올림픽 5개 종목 각 협회에서 1명씩 추천한 루지 부문 박진용 선수, 컬링 김경애 선수 등 5명의 국가대표 선수는 격려상으로 주 2회 1년간 치킨을 무료로 먹을 수 있게 됐다. 치킨 연금은 총 19명의 선수들에게 수여될 예정이다.

치킨 연금 창시자인 황대헌 선수는 “유니크(독특)하고 뜻깊은 치킨연금을 받게 돼 영광”이라며 “치킨을 굉장히 좋아하는 저로서는 너무 감사하고 큰 격려가 됐다”고 소감을 말했다.

치킨 연금을 수여받은 선수들은 사인과 감사 메시지를 담은 액자를 윤 회장에게 전달했다. 치킨 연금 수여식에 참석하지 못한 김아랑 선수는 동계올림픽 당시 신었던 스케이트화를 전달하기도 했다.

'BBQ 전산망 불법 접속 혐의'를 받고 있는 박현종 bhc 회장이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정보통신법 위반 관련 8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한편 윤 회장은 박현종 bhc 회장이 BBQ의 내부 전산망에 불법 접속, 자료를 탈취해 1년 구형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사필귀정”이라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회장은 2015년 7월 서울 송파구 bhc 본사 사무실에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도용해 BBQ 내부 전산망에 접속한 혐의를 받는다. 박 회장은 2011년 BBQ에 입사해 해외 사업 부문 부사장을 지낸 뒤 2013년 bhc로 자리를 옮겼다.

공식 행사 시작 전 윤 회장에게 박현종 bhc 회장이 최근 검찰로부터 1년형을 구형받은 것에 대한 생각을 묻자 “5~6년 동안 (박 회장이) 범죄를 은닉하려고 별걸 다 하고 있는데 사필귀정이라고 생각한다”며 “판사님들께서 잘 판단하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지난 18일 정보 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 정보 보호법 위반 혐의 관련 결심 공판에서 실형을 구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