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대표가 운영하는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더본코리아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실적 호조를 보이면서 내년 상장 추진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더본코리아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1941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95억원으로 135% 뛰었고, 당기순이익은 50% 늘어난 116억원을 기록했다.

그래픽=이은현

코로나19 상황에도 배달과 포장 등으로 대응에 나서면서 선방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이 회사의 배달 매출은 전년 대비 101% 신장했다.

500여개의 신규 매장을 출점하고, ‘집콕족’을 겨냥해 가정간편식(HMR) 사업을 확대한 것도 주효했다. 2020년 실적이 부진한 중국 법인 6곳을 청산한 데 이어, 작년 상해 법인 한 곳을 정리한 것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더본코리아는 코로나가 발생한 2020년에도 매출이 전년 대비 8%대 성장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23% 감소했다.

업계에선 더본코리아가 이번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내년 상장을 완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보는 시각이 많다.

1994년 설립된 더본코리아는 백종원 대표가 최대주주(76.69%)로 한신포차, 새마을식당, 빽다방, 홍콩반점0410 등 20여 개 외식 브랜드와 제주 더본 호텔을 운영 중이다.

2018년 이 회사는 2년 후인 2020년 상장을 목표로 NH투자증권(005940)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기업공개(IPO)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시장에선 기업가치를 3000억원 안팎으로 평가했으나, 코로나19 장기화로 상장 일정이 지연됐다.

하지만 백 대표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현재 상장 준비 작업이 60~70% 진행됐으며 회사 설립 30주년을 맞는 내년에 상장하겠다”고 밝히면서 상장 계획에 속도가 붙었다는 평이 나온다.

국세청에서 제시한 보충적 평가방법을 이용해 더본코리아의 작년 말 기준 시가총액 구하면 약 398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더본코리아는 상장 후 ‘프랜차이즈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 상반기엔 일본 도쿄 신주쿠에 연돈볼카츠 매장을 내는 등 해외 진출을 확대한다.

또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는 티엠씨(TMC) 사업부를 강화해 한국의 외식 및 관광 콘텐츠를 알리는 멀티채널네트워크(MCN)를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IPO 시점을 구체적으로 정해 둔 것은 아니지만, 계속 준비해 나가고 있다”라고 했다.

업계 일각에선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의 특성상 더본코리아가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기 어려울 거란 관측도 나온다.

그동안 여러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가 상장을 추진해 왔으나, 2020년 이후 상장한 외식 업체는 교촌F&B가 유일하다.

2016년 상장한 맘스터치는 최근 자진 상장 폐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회사의 구체적인 실적이 공개되면서 가맹점주들과 갈등이 심화된 게 원인이다.

더본코리아의 저(低)가격·다(多)브랜드 전략이 사업의 안정성을 저해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올해 3월 기준 더본코리아의 점포 수는 2140개에 달한다.

김영갑 한양사이버대학교 호텔외식경영학과 교수는 “더본코리아는 많은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지만, 수명이 긴 브랜드가 없다”라며 “A브랜드가 잘 안되면, 새로운 B 브랜드를 출시하는 식으로 외형을 키워왔다. 이는 가맹본부만 배불리는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선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브랜드 수명을 늘리고 가맹점의 수익성을 높이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