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설립 후 만성적자에 허덕이는 제주맥주가 허리띠 졸라매기에 들어간다. 기업공개로 끌어모은 자금으로 광고·마케팅을 확대해 실적을 개선한다는 전략이 먹히지 않자, '긴축 경영'으로 전략을 선회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맥주는 지난해 72억4889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손실액이 65% 증가했다.
제주맥주 관계자는 "지난해 광고비용을 늘려 매출 확대에 기여하고자 했으나, 코로나 19 장기화와 원부자재 가격 급등으로 매출이 따라오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광고비와 판매촉진비 등 내부 비용을 대폭 축소해 지출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제주맥주는 지난해 브랜드 마케팅을 위해 TV 광고를 시작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제주맥주의 광고선전비는 34억5530만원으로 전년(15억7978만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제주의 환경을 일러스트레이션으로 표현한 광고였지만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각인 효과를 주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제주맥주는 현재 TV CF 등 광고비가 과다 지출되는 마케팅을 중지한 상태다. 대신 힙합 레이블 AOMG와 협업해 음악과 맥주를 결합한 콘텐츠 '뮤직비어'를 선보이는 등 소셜형 광고 캠페인에 주력하고 있다.
단발성 송출에 큰 비용이 들어가는 방송 광고 대신 비교적 비용이 저렴한 온라인 콘텐츠 형태의 마케팅으로 전환한 것이다.
일각에선 적자를 타개하기 위해 광고 판촉 활동을 더 늘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향후 3년 안에 흑자전환을 해야 하는 제주맥주로선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이익 미실현 기업 특례, 이른바 테슬라 요건으로 상장한 제주맥주는 상장 이후 4년 연속 적자가 계속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 거래소 결정에 의해 최악의 경우 상장 폐지까지 될 수 있다.
제주맥주는 지난달 제주위트에일 등 6종의 공급가를 10% 인상했다. 편의점 행사 가격도 4캔에 1만원에서 1만1000원으로 올렸다.
제주맥주 관계자는 "맥주 원료와 맥주캔 소재인 알루미늄 등 부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등 경영 환경이 어려워졌다"면서도 "맥주 성수기를 앞두고 거리두기가 완화되는 등 긍정적인 요소도 있다. 올해 매출 430억원 달성을 목표로 전사적으로 비용 절감을 위해 노력할 방침"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