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삼립(005610)이 포켓몬스터빵(포켓몬빵)을 재출시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1990년대 학창 시절을 보낸 성인들의 반응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포켓몬스터는 1990년대 후반 국내 방영돼 인기를 끈 일본 애니메이션입니다. 복고 열풍에 20여 년 전 단종한 포켓몬빵을 다시 선보이게 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인데요. 포켓몬빵을 사 먹으며 띠부띠부씰(스티커)을 모으던 성인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10대들에겐 새로운 호기심으로 다가갈 것으로 보입니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SPC삼립은 이달 중 포켓몬빵(고오스초코케익·로켓단초코볼)을 편의점 등에서 판매할 예정입니다. 초코빵에 초코칩을 넣고 초코크림을 바른 제품으로 스티커가 들어있습니다. SPC그룹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재출시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SPC삼립은 포켓몬빵 재출시를 위해 국내 저작권을 갖고 있는 포켓몬코리아와 라이선스(사용권) 계약을 맺었습니다. 포켓몬 스티커를 제품에 포함하는 대신 포켓몬빵 매출의 일정 비율을 로열티로 포켓몬코리아에 지불하는 구조입니다.
업계에서는 보통 10% 미만의 로열티를 제공하며, 1년 단위로 계약하고 기간이 끝나면 갱신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라는 설명이 나옵니다. 기존 포켓몬 카드·게임 등의 반응이 좋아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2000년대생)를 겨냥해 포켓몬빵까지 출시하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포켓몬스터는 ‘주머니 속의 괴물’이란 뜻으로 1995년 일본에서 게임으로 등장한 후 세계적으로 TV, 애니메이션, 만화, 캐릭터 상품을 휩쓸었습니다. 150개 몬스터를 보유한 마스터 트레이너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게임입니다.
먼저 한 개의 몬스터를 키우는데 다른 몬스터와 대결을 합니다. 대결에서 승리하면 몬스터 단계가 올라가고 상대방의 몬스터도 소유할 수 있습니다. 전기(피카츄), 불(파이리), 물(꼬부기) 등 개성있는 포켓몬이 등장하고 포켓몬에게 애정을 쏟고 관계를 굳건하게 할수록 포켓몬이 진화한다는 내용으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포켓몬스터는 국내에 1999년 출판 만화로 첫 상륙한 뒤 그해 TV 만화 시리즈로 방영됐습니다. 국내에선 포켓몬스터 방영 시간에 아이들이 외출하지 않는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당시 일본에서는 포켓몬스터의 시장 규모가 4000억 엔(4조원) 정도로 추산됐고, 미국에서는 인형·완구 등 캐릭터 상품만 2억 달러(2400억원) 이상 계약이 체결됐다고 전해집니다.
양산빵 업계 1위 SPC삼립은 포켓몬스터의 상품성을 알아봤습니다. 곧장 일본 포켓몬스터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포켓몬빵을 출시한 이유입니다. 당시에도 매출 일부분을 로열티로 지불하는 방식이었다고 알려집니다. SPC그룹 관계자는 “로열티 등은 대외비”라고 밝혔습니다.
포켓몬빵은 출시하자마자 초·중·고등학생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학생들 사이에선 150개 포켓몬 스티커를 필통이나 책상에 붙이며 모으는 게 유행했습니다. 포켓몬빵을 사기 위해 온 지역의 슈퍼를 돌아다니며 랜덤(무작위) 동봉된 스티커를 모두 수집하기 위해 스티커를 서로 교환하는 문화가 생길 정도였습니다. 포켓몬빵 스티커는 밖에서 볼 수가 없었는데, 이런 이유로 학생들이 빵을 여러 개 산 다음 스티커만 갖고 빵을 버리는 게 문제로 지적되기도 했죠.
포켓몬빵은 월 평균 500만개 씩 팔려나가며 SPC삼립의 효자 상품이 됐습니다. 이후 수 년 동안 인기를 끌다 2000년대 초반 계약 기간 종료로 판매가 중단됐습니다.
당근마켓 등 중고 거래 사이트에는 최근까지도 ‘포켓몬 스티커 수백장 모음집’이 일괄 수 십만원에 구매한다는 글이 올라올 만큼 향수를 추억하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20년 만에 돌아온 포켓몬빵, 지금의 청소년들은 얼마나 반길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