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냉동 만두 업계 1·2위인 CJ제일제당(097950)풀무원(017810)이 미국에서 만두 대전을 벌일 태세다.

CJ제일제당 비비고 만두는 일찌감치 미국 시장에 진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냉동 만두 시장 점유율 24%(작년 미국 시장 조사 기관 IRI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풀무원 얇은피 꽉찬속 만두(얄피만두)는 얇은 만두피와 고기로 꽉 찬 식감을 앞세워 아시안 마켓을 시작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비비고 왕교자 만두. /CJ제일제당 인스타그램

CJ제일제당은 지난 2013년 비비고 왕교자 만두를 출시했다. 만두소를 통째로 갈아넣는 관행에서 벗어나 돼지고기와 채소를 칼로 다져 재료의 식감과 육즙을 살렸다. 여기에 쫄깃한 만두피까지 더하며 국내 냉동 만두 시장을 빠르게 장악했다. 비비고의 작년 국내 냉동 만두 시장 점유율은 47.3%(닐슨코리아 기준)다.

해외에서도 반응이 좋다. 2013년 미국에 진출한 비비고 만두는 25년 동안 미국 시장 점유율 1위였던 중국 만두 링링을 꺾고 2016년부터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중국 만두보다 피가 얇고 고기와 야채가 많이 들어가 건강식으로 인식됐다. 중국 만두는 쪄서 익히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얼리는 데 반해 비비고 만두는 미리 찌는 과정을 거쳐 조리가 빠르다는 점도 강점이었다.

2020년엔 미국의 유명 셰프 조지 듀란이 지역 방송과 라디오에서 부활절 특별 메뉴로 비비고 만두를 소개하며 인기를 얻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내식(內食) 수요가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CJ제일제당은 미국 21개 공장 중 캘리포니아 등 5곳에서 만두를 생산하고 있다. 비비고 만두는 2020년 국내외 연매출 1조원을 넘겼다. 이 중 미국 매출은 4200억여원에 이른다.

비비고는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스포츠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펼쳤다. 미국프로골프투어(PGA) 투어 정규 대회 더CJ컵을 통해 비비고를 홍보했고, 작년에는 미국프로농구(NBA) 명문 구단인 LA레이커스와 마케팅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현재 LA레이커스는 유니폼에 비비고 로고를 달고 경기를 뛴다.

풀무원 얄피만두. /풀무원 인스타그램

풀무원은 2019년 ‘얇은피’라는 만두 시장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한 ‘얄피 만두’를 선보였다. 기존 만두피(1.5㎜)의 절반 두께인 0.7㎜ 만두피에 깍둑썰기한 돼지고기로 속을 채웠다. 부추와 새송이 버섯을 굵게 썰어 감칠맛을 냈다.

꽉 찬 속이 비치는 얄피만두는 소셜미디어(SNS)에 입소문이 났고 작년 말 누적 매출 2400억원을 기록했다. 풀무원의 작년 국내 냉동 만두 시장 점유율은 13.7%(닐슨코리아 기준)다.

풀무원은 얄피만두를 지난해 미국 시장에 선보였다. 처음에는 식물성 재료로 만든 얄피만두 김치만두를 선보였다가 최근 고기만두·김치고기만두 2종을 추가했다. 총 3종의 얄피만두로 늘어나는 만두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풀무원의 미국 냉동 만두 매출은 최근 3년 동안 연평균 9.4% 성장했다. 풀무원은 밀가루를 최소화하고 돼지고기로 속을 꽉 채워 고기를 좋아하는 미국인의 입맛을 공략 중이다.

풀무원은 아시안 누들이나 두부 등은 미국에서 자체 생산하고 있으나 만두는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으로 생산한다. 아시아 슈퍼마켓 H마트에 얄피만두를 입점시키며 판로를 확대할 계획이다.

박혜상 풀무원USA 아시안 카테고리 마케팅팀 PM(Product Manager)은 “한국에서 검증된 얄피만두가 미국 냉동 만두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얄피만두를 풀무원USA의 대표 품목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