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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 프랜차이즈 맘스터치가 코스닥 시장에서 상장 폐지한다. 시장에선 최대주주인 사모펀드의 투자금 회수(엑시트) 목적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 기업 공시로 실적이 공개되고 점주들이 이를 기반으로 회사 경영에 의견을 내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맘스터치는 작년 일부 가맹점과 가맹 계약 해지·원부자재 공급 중단 등 갈등을 겪은 바 있다.

맘스터치는 20일 상장 폐지를 위해 최대주주인 한국에프앤비홀딩스가 맘스터치 주식을 공개 매수한다고 공시했다. 매수 가격은 1주당 6200원이다. 매수 예정 수량은 1608만7172주(발행 주식 총수의 15.8%)다. 공개 매수 기간은 이날부터 내달 15일까지다. 이 소식에 맘스터치 현재 주가는 전장보다 17~18% 급등한 61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맘스터치 측은 상장 폐지 이유에 대해 “공개 매수자(한국에프앤비홀딩스)는 회사의 상장 폐지를 통해 대상 회사(맘스터치) 경영 활동의 유연성과 의사 결정의 신속성을 확보해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발전시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장사라 (부정적인) 보도가 나올 경우 가맹점 매출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외부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장 폐지를 진행했다”고 했다.

맘스터치는 지난 2016년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코스닥에 우회 상장했다. 사모펀드 운용사 케이엘파트너스는 2019년 말 특수목적회사인 한국에프앤비홀딩스를 통해 맘스터치 지분 57.85%를 1973억원에 사들였다. 한국에프앤비홀딩스는 이후 지분을 늘려 작년 3분기 말 기준 67.49%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대주주인 사모펀드가 매각 등 투자금 회수를 염두에 두고 상장 폐지를 추진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향후 맘스터치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소액주주들이 반대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것을 사전 차단했다는 해석이다. 또 상장사의 경우 M&A 등 법인의 주요 의사 결정에 대해 공시 의무가 발생하는데, 상장 폐지로 이러한 의무에서 자유로워진다.

사모펀드가 최대주주인 만큼 자금 조달에 대한 압박이 적어 상장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해석도 나온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회사들은 보통 자금 조달을 위해 상장한다”며 “맘스터치는 사모펀드가 자금을 조달할 여력이 있으니 (상장 폐지를)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일각에선 상장했던 프랜차이즈 본사가 상장폐지를 할 경우, 본사와 가맹점주 간 정보 비대칭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맘스터치는 그동안 공시를 통해 매출과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등을 공개해왔는데, 이를 근거로 가맹점주들은 본부의 원부자재 가격 인상 결정에 반대 의견을 피력해왔다. 추후 상폐가 되면 가맹점주들은 본사의 경영 실적과 회계 실태 등을 빠르게 확인하기 어려워진다.

실제 맘스터치는 작년 초 가맹점주들이 일방적인 원재료 가격 인상 등에 반발해 가맹점주협의회를 만들려고 하자 이를 주도한 상도역점장에게 가맹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원부자재 공급 등을 중단하기도 했다. 맘스터치는 현재 해당 혐의(가맹사업거래 공정화법 위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현장 조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