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타벅스가 작년 지출한 매장 임차료가 3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됩니다. 2020년(2668억원)보다 약 330억원 가량 늘어난 건데요.

현재 스타벅스의 국내 매장수는 1611곳(작년 3분기말 기준)으로, 총 지출을 매장 수로 나누면 한 매장 당 임대료로 연간 1억8600만원 이상을 지출하는 셈입니다. 이는 건물주 입장에서 보면 2020년(1억7692만원) 대비 약 1000만원 가량 늘어난 겁니다.

정부세종청사에 들어선 스타벅스 매장. /이종현 기자

스타벅스 매장 임대료가 오른 것은 ‘매출 연동 방식 변동 임차료’ 때문입니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매출 약 2조3000억원을 기록, 1999년 한국 진출 이후 처음으로 매출 2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매출이 늘어난 만큼, 건물주가 챙긴 임대료도 함께 증가한거죠.

하지만 모든 건물주가 임대료 상승 효과를 보는 것은 아닙니다. 스타벅스는 현재 매달 일정 금액의 임차료를 지급하는 ‘고정 임차료’ 방식과 매장 매출에 비례해 지급하는 ‘변동임차료’ 방식을 병행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중 변동임차료 방식은 지불액 하한선을 정한 ‘최소지급액이 있는 변동임차료’ 방식과 하한선이 없는 ‘100% 매출 연동 변동임차료 방식’으로 나뉩니다.

최소지급액이 있는 변동임차료 방식은 주로 공항이나 백화점, 쇼핑몰과 같은 다중집합시설에서 많이 적용하는데요.

그래픽=손민균

2020년 기준 스타벅스는 고정임차료로 795억원을, 최소지급액이 있는 변동임차료로 161억원을, 최소지급액이 없는 변동임차료로 1712억원을 썼습니다.

고정임차료와 변동임차료의 비율이 3 대 7이란 걸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출 비중과 달리, 고정임차료 매장과 변동임차료 매장의 수는 5 대 5라고 합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유동인구가 적은 지역에서는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고정임차료 방식을, 유동인구가 많아 높은 매출이 기대되는 지역에서는 변동임차료 방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습니다.

매출이 높은 매장에서 변동임차료 방식으로 계약을 많이 맺어 변동임차료 액수가 많다는 것입니다.

스타벅스는 매장마다 매출에 따른 임대료 수수료율을 다르게 책정합니다. 상권이 좋고, 입지가 좋은 자리일수록 높은 수수료율을 주는거죠.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매장 매출의 13~16%를 건물주가 임대료 수익으로 받습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매출 연동 비율은 계약 과정에서 함께 협의해 결정한다”고 했습니다. 주변 상권 임대료와 출점 전 매장 예상 매출 등을 고려한다는 건데요.

매출 연동 방식은 매장이 잘되면 임대료 수입도 함께 늘어나기 때문에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계약 방식이라고 스타벅스는 설명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건물주 사이에 스타벅스 입점 경쟁은 치열해 지고 있습니다. 코로나 시국에 이처럼 든든한 임차인을 만나기가 쉽지 않으니까요. 법인을 만들어 스타벅스를 입점시키고 통매각 해 수익을 챙기는 전문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늘고 있는 이유죠.

스타벅스를 핵심 임차인으로 들여 수익을 낸 유명 건물주들이 많죠. 배우 하정우가 2018년 73억원에 매입한 화곡동 건물에 스타벅스가 입점했는데요. 스타벅스는 2031년까지 직영으로 15년간 장기 임대하고 매달 2400만원의 임대료를 내고 있습니다. 하정우는 3년만에 이 건물을 매각, 약 45억원을 벌었습니다.

개그맨 박명수 부부는 두 번이나 스타벅스를 임차인으로 뒀던 건물주입니다. 2011년 서울 성북구 동선동에 사들인 건물에 스타벅스를 입점시켰고, 2015년엔 서울 방배동 건물에도 스타벅스 매장을 들였습니다. 이후 건물을 팔아 63억원에 달하는 차익을 거뒀다고 합니다.

이런 효과를 알고 있는 미국 스타벅스는 한국에 새 매장을 낼 때 건물주를 상당히 깐깐하게 골랐습니다. 특정인에게 특혜를 줘선 안되니까요. 실제 정치인을 비롯해 유명인들이 입점을 요구했습니다. 이탓에 본사 직원이 방한해 실제 장소에 가보는 실사를 거쳤죠.

작년 이마트(139480)가 미국 스타벅스 지분을 인수하면서, 이제는 이마트가 온전히 스타벅스를 소유하게 됐죠. 회사명도 ‘SCK컴퍼니’로 바꿨습니다.

이젠 미국 본사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는 얘기죠. 부동산 전문가로 통하는 정용진 부회장이 어떤 건물주를 선택할 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