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3년부터 부탄가스의 파열방지 기능 장착 유무를 부탄캔 외부에 표시하는 제도를 의무화하면서 부탄가스 업계 기술 경쟁에 불이 붙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캠핑인구가 늘면서 부탄가스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안전성을 강조한 대륙제관(004780)의 ‘맥스 부탄’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며 1위 브랜드인 ‘썬연료’를 추격 중이다.
◇ 국내 부탄가스 기업, 세계 시장 90% 점령
17일 산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휴대용 부탄가스 시장은 연간 5억개 규모로 추산된다. 이 중 90% 가량을 국내 기업이 생산한다. 과거에는 안전성 문제로 부탄가스를 사용하는 국가가 많지 않았으나, 최근 소득수준 증가로 아웃도어 활동 수요가 늘고 휴대용 부탄가스의 효율성이 알려지면서 중국 등으로 수출이 늘고 있다.
국내에서 휴대용 부탄가스 사업은 썬그룹과 ‘안터져요’를 외치며 뒤늦게 시장에 진출한 대륙제관이 주도하고 있다. 썬그룹은 계열사인 태양(053620)과 세안에서 ‘썬연료’와 ‘썬파워’, ‘하이썬’ 등의 제품을 생산한다.
태양의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078억원으로 전년 동기(1069억) 대비 소폭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70억원에서 13억원으로 81% 감소했다. 대륙제관도 3분기 누적 매출액이 17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매출(1566억) 대비 10% 신장했으나, 영업이익은 96억원에서 69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두 회사 이익이 감소한 것은 캔용 주석판 및 프로판가스 등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매출원가가 급증해서다. 이와 관련 태양 관계자는 “원재료비 급등으로 제품 가격을 개당 200원씩 인상했지만, 원자재 가격 인상폭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대륙제관 관계자는 “주요 수출국인 일본의 환율 변동으로 수출 상품의 수익성이 다소 낮아졌다”며 환차손이 일부 있었다고 부연했다.
◇ ‘안터져요’ 내세우는 대륙제관, 1위 썬연료 빠르게 추격
부탄가스 국내 시장 점유율(2020년말 기준, 업계 추정치)은 태양이 37%, 세안이 30%, 대륙제관이 25%, 기타 회사가 8%를 차지하고 있다. 투자업계에선 후발 주자인 대륙제관의 성장성을 주목한다. 2018년 국내 부탄가스 시장 점유율 21%를 차지하던 대륙제관은 2년여만에 시장점유율을 4%포인트 늘렸다. 특히 정부가 2023년부터 파열방지 기능 장착을 의무화함에 따라, 자체 기술로 폭발방지 특허를 20건 보유하고 있는 대륙제관의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데 유리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파열방지기술은 부탄캔 내부 압력이 상승하면서 파열되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용기에 틈새를 만들어 가스를 방출함으로써 내부압력을 낮추어 파열을 방지하는 기술이다.
대륙제관은 지난 2009년 독자적으로 개발한 폭발방지 특허기술 CRV(Countersink Release Vent)가 적용된 제품을 출시했다. CRV는 외부 가열 등으로 가스캔 내부의 압력이 올라가면 가스통 상층부의 접합부위가 펼쳐지면서 작은 틈이 발생해 내부 압력을 떨어뜨리고 폭발을 방지하는 기술이다.
이는 타사가 사용 중인 RVR(rim vent release) 기술보다 파열방지에 더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RVR은 캔 내부 압력이 높아지면 캔 상층부가 찢어지도록 하는 파열방지 1단계 기술이다. 미국 ACC가 개발했으며, 현재는 특허권이 종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