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 쿠팡과 같은 대규모 종합 온라인 거래 플랫폼에서 벗어나 수산물·정육 식품을 전문으로 하는 ‘미니 신선식품 플랫폼’의 거래액 비중과 규모가 커지고 있다.

수산물 전문 플랫폼 '오늘회' 앱 이미지. /오늘회 제공

수산물 전문 신선식품 플랫폼인 ‘오늘회’는 2017년 1월에 출시한 이후 올해 11월 말까지 누적 회원 수 55만명을 기록했다. 누적 매출액은 315억원, 누적 주문 건수는 약 62만건이다. 김재현 오늘회 대표에 따르면 월평균 160만명이 이 플랫폼을 방문하고 있다.

오늘회는 재고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전일 주문량, 앞으로 들어올 트래픽, 구매 전환율, 요일별·날짜별 주문량 등을 복합적으로 판단해 수요 예측을 하고 있다. 오늘회는 올해 1월 ‘시리즈 B’ 투자를 받아 누적 투자 금액 180억원을 기록했다. 김 대표는 내년 상반기 시리즈 C 투자 유치를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육각 홈페이지 캡처

정육 전문 신선식품 플랫폼인 ‘정육각’은 2016년 온라인 커머스 서비스를 시작한 스타트업이다. 올해 12월 초 기준 시리즈 C 단계까지 투자받은 누적 금액은 700억원가량이다. 지난해 말 매출액은 약 200억원을 기록했다.

정육각은 유통 단계를 단축해 도축한 지 4일 이내의 초신선 돼지고기 판매를 시작해 입소문을 타게 됐다. 도매시장에서 최소 도매 단위로 구매한 박스육을 주문 즉시 자체 공장에서 세절(세부 손질)해 소비자에게 배송한다. 도매에서 소매로 넘어가는 과정을 생략하고, 가격을 낮춰 도축한 고기를 고객에게 바로 전달하는 구조다. 정육각 역시 요일·날씨·기존판매량 등을 분석해 주문량을 예측해서 재고가 남지 않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취급 품목을 확장해 현재는 도축 1일 이내 닭고기, 당일 산란한 계란, 당일 착유한 우유, 숙성 소고기 및 수산물(오징어, 전복, 바지락, 갈치 등)과 함께 밀키트도 직접 제작하고 있다. 정육각 관계자는 “코로나 19 이후 신선식품의 온라인 판매 활성화로 정육각 소비자들의 한 달 평균 구매금액은 2019년 초 4만~5만원 대에서 지난달(11월)에는 10만원 대까지 증가했다”며 “서비스 론칭 이후 월평균 매출이 20% 넘게 성장했다”고 말했다.

대상홀딩스(084690)의 자회사 대상네트웍스는 지난 11월 초 정육 전문 플랫폼 ‘고기나우’를 출시했다. 서울시 강남구, 송파구, 성동구 총 3개 구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 중이며 주문 시 원하는 고기의 용도나 중량, 두께 등을 상세하게 요청할 수 있다. 칼집을 내거나 비계가 적은 부위로 달라고도 요청할 수 있다.

이처럼 신선식품만 전문으로 하는 전문몰 플랫폼이 5~6년 전부터 생기기 시작해 매출액과 고객 유치 측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통계청이 올해 9월까지 집계한 식품 온라인 누적 거래액은 24조4166억원이다. 이 중 신선식품이 포함된 농축수산물은 5조9503억원이 거래됐다.

통계청 온라인쇼핑몰 상품군별거래액 지표에 따르면 3분기 ‘온라인쇼핑몰 농축수산물 거래액’은 6227억5600만원(7월)→6749억400만원(8월)→8052억3500만원(9월)을 기록하며 계속 상승했다. (신선식품) 전문몰도 1133억3100만원(7월)→1254억6400만원(8월)→1462억1200만원(9월)으로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였다.

티몬이 15일 신선식품 브랜드 티프레시를 새롭게 선보였다. / 티몬 제공

신선식품 플랫폼 확장 기세에 온라인 종합 플랫폼들도 올해 하반기부터 신선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티몬은 지난 11월 중순 생산자 직접 배송 방식으로 신선식품을 판매하는 ‘티프레시’를 출범했다. 제주도 감귤 농가와 전용농장 계약을 맺고, 아침에 수확한 감귤을 다음날 집 앞으로 배송하는 구조다. 티몬 관계자는 “제주도 키위 농장과 계약을 맺어 이른 시일 내에 키위 신선 배송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위메프는 지난 9월부터 ‘맛신선’이라는 브랜드 아래 유통 단계를 최소화한 신선배송관을 만들었다. 신선도에 더욱 초점을 맞춘 ‘신선배송관’은 당도 선별 과정을 거친 ‘당도 보장 코너’, 소용량·소포장으로 신선식품을 구매할 수 있는 ‘맛보기 코너’ 등을 운영하고 있다.

한 식품 플랫폼 관계자는 “종합식품 플랫폼의 경우 정해진 신선식품을 사야 하는데 신선식품 전문 플랫폼은 고객의 요청사항이 상세하게 반영돼 고객들의 수요가 더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