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이나 마트에 가지 않아도 집 앞으로 술이 다양하게 오니까 좋은 것 같아요.”
20대 직장인 김모씨는 두 달째 술 구독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김씨는 막걸리, 와인 등을 다양하게 맛보면서 본인에게 맞는 술을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씨처럼 최근 주간 혹은 월간 단위로 음료 등을 주기적으로 배송받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구독경제 시장 규모는 2016년 25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40조1000억원으로 54.8% 늘었다. 식음료업계도 시장 규모가 커지자 구독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배상면주가 포천LB는 지난해 1월, 온라인 주류 판매 플랫폼 ‘홈술닷컴’을 론칭하고 막걸리 정기구독 서비스인 ‘구독홈술’ 서비스를 도입했다. 구독홈술은 1주, 2주, 4주 등 원하는 주기에 따라 제품을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구독홈술은 출시 이후 매달 구독자와 매출이 10~20% 정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
과실주·증류주·탁주 등 랜덤으로 주류 3종을 배송하는 술 구독 서비스 기업 ‘술담화’의 자체 몰인 ‘담화마켓’ 월간 이용자 수(MAU)는 올해 10월 기준 7만5000명을 기록했다. 매달 랜덤으로 술 3종을 받는 구독 서비스인 ‘담화박스’ 구독자 수는 1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약 76% 증가했다. 술담화는 지난해 약 18억원이었던 담화마켓과 담화박스 매출액이 올해 55억~6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술담화는 술과 어울리는 안주 등을 소개하는 SNS를 운영하면서 젊은 층의 호응을 얻고 있다.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면 3가지 술을 개별로 살 때보다 5000원(10.45%)가량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우리나라 전통주 정기구독 서비스를 시작한 ‘우리술한잔’의 경우 올해 9월 구독 서비스를 시작해 두 달 만에 구독자 1000명을 돌파했다. 카카오(035720) 구독ON과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구독자를 모집했다.
2018년 7월 1일에 설립된 와인 구독 서비스 ‘퍼플독’은 월 3만9000원부터 100만원까지 소비자가 금액을 선택하면 와인이 매달 배달된다. 소비자가 원하는 도수, 타닌, 산도, 당도 등을 맞춰 와인을 보내준다. 와인 전문 플랫폼 ‘렛츠와인’은 올해 10월 구독 서비스를 출시했다. 매월 와인 전문 MD(상품기획자)가 선별한 레드∙화이트∙스파클링 등의 와인과 함께 먹을 음식을 보내준다.
커피 업계의 구독 서비스 경쟁도 치열하다. ‘커피리브레’는 1·3·6개월 단위로 원두를 받아볼 수 있는 구독 서비스 ‘장복’을 운영하고 있다. 매주 커피 원두를 로스팅해 월요일에 구독자에게 원두를 배송한다. ‘프릳츠’의 경우 1·2·3개월 단위로 원두를 받을 수 있는 구독 서비스 ‘커피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매장 음료 쿠폰, 스티커 팩, 브루잉 노트, 원두 보관병 등을 제공하며 브랜드 기획상품을 함께 제공한다.
반찬이나 간식도 배달해준다. CJ제일제당(097950)은 지난 11월부터 비비고 반찬 정기구독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개별로 살 경우보다 약 26% 저렴한 1만원대에 매달 반찬을 보내주는 서비스다. 매월 고기, 생선, 죽, 장조림, 김 등 반찬을 달리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오뚜기(007310)의 경우 라면, 국수, 스파게티 등 면 요리 제품을 매달 배송하는 정기 구독 서비스를 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신제품과 인기 과자 9~12종을 매달 랜덤으로 보내주는 ‘월간과자’ 구독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개별로 살 때보다 40%가량 저렴한 구성으로 3개월 구독 상품을 내놓았다. 지난해 6월 출시해 누적 이용 건수는 3만건을 넘었고, 6일 기준 고정 구독자 수는 2500명이다. 스낵24 역시 랜덤 과자 박스 정기 구독 서비스를 내놓았다. 스낵 박스, 초코 박스, 안주 박스 등으로 분류해 한 달에 한 번씩 배송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외출을 꺼리는 소비자가 늘면서 구독 서비스의 인기가 높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