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군대의 흰 우유 의무 급식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딸기·초코·바나나 우유 등 가공유 급식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낙농 업계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단체 급식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안정적인 매출처였던 군 납품까지 줄어들 상황이기 때문이다. 흰 우유가 소비 감소로 과잉 공급되고 있는 상황에서 군납이 축소되면 공급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가 지난 14일 발표한 '군 급식 개선 종합대책'을 보면 군은 흰 우유 의무 급식을 단계적으로 축소한 뒤 폐지할 계획이다. 흰 우유 급식은 올해 393번 지급했는데 내년엔 올해의 80%(313회), 2023년엔 60%(235회) 수준으로 줄인 뒤 2024년부터 완전 폐지할 계획이다. 가공유를 선호하는 장병들의 의견을 반영해 흰 우유 대신 딸기·초코 우유 등을 공급할 계획이다.
현재 흰 우유 군납은 서울우유와 지역낙농조합에서 하고 있다.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흰 우유 군납량은 2만7233톤, 납품액은 493억원이다. 전체 우유 시장에서 군납 우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2%가량이다. 비중은 크지 않지만 흰 우유 소비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판매처를 잃게 돼 아쉽다는 반응이 낙농 업계에서 나온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1인당 흰 우유 소비량은 26.3㎏으로 1999년(24.6㎏) 이후 가장 적었다. 코로나로 학교 등 단체 급식 시장이 위축되면서다. 낙농진흥회 관계자는 "(군대 의무 급식 폐지로) 흰 우유 소비가 더욱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 낙농업계 관계자는 "군 장병 숫자도 계속 줄어드는데 의무 급식까지 폐지되면 낙농가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가공유 업체들은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업체 간 경쟁으로 군인들이 맛 좋고 질 좋은 우유를 마시게 될 것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가공유 업체 관계자는 "흰 우유 의무 납품이 폐지되면 가공유를 납품할 기회가 그만큼 늘어나는 것"이라며 "군인 입장에선 양질의 제품을 마실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또 다른 가공유 업체 관계자는 "업체 간 선의의 경쟁을 통해 양질의 우유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점에서 이번 급식 개편안을 환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