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가 운영하는 나뚜루가 새로운 콘셉트의 매장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SPC그룹 비알코리아의 배스킨라빈스가 장악한 아이스크림 전문점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 9일 문을 연 '마이케이크하우스 바이 나뚜루' 매장에 진열된 아이스크림 케이크. /이선목 기자

9일 나뚜루는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 '마이케이크하우스 바이 나뚜루' 첫 매장을 열었다. '나만의 맞춤형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즐기는 공간'을 콘셉트로, 전문 셰프가 고객이 주문하는 맛과 디자인으로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제작해 주는 곳이다.

매장에는 다섯 가지 주제 아래 16종의 아이스크림 케이크가 진열됐다. 고객은 케이크의 전체적인 디자인, 아이싱(겉면에 크림을 바르는 작업) 색, 문구, 맛 등을 직접 선택해 자신만의 케이크를 주문할 수 있다. ▲내 마음 속 동화▲싱그러운 그린 웨이브▲러블리 BAE 등 시그니처 케이크 3가지는 케이크 위 문구만 변경할 수 있고, 나머지는 맛과 색깔 모두 변경이 가능하다. 케이크 장식을 비롯해 전체 디자인까지 바꿀 수 있는 케이크는 ▲생일파티▲스페셜 할로윈 두 가지다.

가격은 2만~5만원대로, 맞춤 제작 시에는 케이크 크기나 장식 종류 등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케이크 위 문구 변경은 현장에서 바로 가능하지만, 디자인, 크기 등을 맞춤 제작하기 위해서는 최소 3일 전 온·오프라인을 통해 미리 주문해야 한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 9일 문을 연 '마이케이크하우스 바이 나뚜루' 매장. /이선목 기자

롯데제과 관계자는 "신촌점은 나뚜루의 주요 매장 중 하나로, 여러 실험적인 변화를 거쳐왔다"며 "이번 마이케이크하우스는 최근 주요 소비층인 MZ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2010년생)를 겨냥한 매장"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나뚜루는 올해 2월 서울 강서구 마곡나루역 인근 매장을 리뉴얼한 디저트 숍 '나뚜루 시그니처' 1호점을 선보인 바 있다. 기존 매장에서 판매하던 아이스크림을 비롯해 크로플, 아포가토 등 디저트 메뉴를 판매하는 카페식 매장이다. 당시 롯데제과는 "나뚜루 시그니처를 중심으로 주요 상권에 매장을 확대, 자사 프랜차이즈 사업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밝혔다.

롯데제과가 나뚜루의 변신을 꾀하는 것은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 아이스크림 전문점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아이스크림 전문점 시장 규모는 지난해 8855억원을 기록했다. 5년 전인 2015년(6270억원)보다 약 41% 커진 셈이다.

하지만 아이스크림 전문점 시장을 배스킨라빈스가 장악하고 있어 나뚜루 입장에선 결정적인 한 방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해 비알코리아의 배스킨라빈스 사업부 매출액은 약 4896억원으로 2019년 대비 9.9% 늘었다. 반면 나뚜루의 지난해 매출은 약 380억원으로 전년 대비 5% 가량 감소했다. 이 중 전문점 매장 비중은 10~15% 정도다. 매장 수도 차이가 크다. 현재 배스킨라빈스의 전국 점포 수는 1600여 개지만, 한때 200개였던 나뚜루 매장은 60여 개로 줄었다.

경쟁사들도 맥을 못 추고 있다. 하겐다즈는 지난 5년 간 매장 수가 10개 내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미국 아이스크림 전문점 콜드스톤은 2015년 실적 악화를 이유로 국내 시장에서 철수했다가 지난 2018년 재진출했지만, 현재 1개 점포만 운영 중이다. 맘스터치앤컴퍼니(당시 해마로푸드서비스)가 지난 2019년 6월 출범한 영국 아이스크림 전문점 매그넘도 반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배스킨라빈스의 커스텀 아이스크림 케이크 이미지. /비알코리아 제공

배스킨라빈스는 지난달 서울 강남구 삼성동 파르나스몰에 100가지 맛 아이스크림과 맞춤형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판매하는 매장을 선보이는 등 공격적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나뚜루가 시장 판도를 빠르게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내부에서 나뚜루 브랜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면서 매장 변화 등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며 "고객의 반응을 지켜보면서 매장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