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위 화장품 ODM(제조업자개발생산) 기업 코스맥스(192820)가 중국 법인 재도약에 힘입어 내년 매출 3조원 달성에 도전한다. 상하이에 스마트 팩토리, R&I(연구·혁신) 센터를 건설 중인 코스맥스는 중국 내 생산 능력(CAPA)을 확장하며 신제품 개발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최근 중국 정부도 화장품 분야를 1000억위안(약 21조원) 규모의 소비 시장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코스맥스의 수주 기회도 늘어날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맥스는 최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고 향후 3개년도 매출 목표를 2026년 2조9712억원, 2027년 3조3479억원, 2028년 3조6975억원으로 각각 제시했다. 연평균 12% 수준의 매출 성장을 이루고, 영업이익률은 8%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코스맥스는 글로벌 수준의 생산 능력을 갖춘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고, 초격차 R&I 역량을 갖추기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소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글로벌 인디 브랜드 고객사 물량 확보에 집중하고, 고객의 제품 브랜딩까지도 직접 설계해 주는 OBM(제조자브랜드개발) 사업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스마트팩토리와 연구소가 들어서는 지역은 중국 상하이다. 코스맥스는 지난 2004년 국내 ODM 업계 최초로 상하이에 법인을 세우면서 중국 사업을 본격화했다. 이후 2010년 광저우에도 신규 법인 '코스맥스광저우'를 세우고 상하이, 광저우를 두 축으로 삼아 사업을 전개해 왔다.
2023년에는 중국 1위 화장품 기업 이센(逸仙電商)과 함께 합작법인을 세우고 공장을 지었다. 현재 코스맥스는 상하이에 4곳, 광저우에 3곳의 생산시설을 보유해 연간 14억9000만개 규모의 CAPA를 갖추고 있다. 동시에 중국 내 1000곳 이상의 고객사를 확보하고, 중국 10대 로컬 뷰티 브랜드 중 8곳과 거래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코스맥스는 지난해 중국 진출 20년을 맞아 1300억원을 투자해 상하이에 신사옥을 세우고 신규 생산·연구시설을 확보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신장(莘莊)공업구 내 1만3000㎡ 부지에 연면적 7만3000㎡ 규모로 들어서는 신사옥은 연구·생산·마케팅 기능이 통합된 공간으로 조성되며, 내년 하반기 준공이 목표다. 신사옥이 완공되면 코스맥스의 중국 내 CAPA는 약 16억개로 늘어난다.
내년에도 코스맥스를 둘러싼 경영 환경은 우호적이다. 주요 수출 시장으로 부상한 미국 내 K뷰티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고, 유럽으로의 화장품 수출 규모도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코스맥스가 힘을 싣고 있는 중국 시장도 정부가 적극적인 화장품 산업 부양을 예고하며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27일 내수 부진 장기화와 소비재 수급 불균형을 타개하기 위해 13개 분야의 초대형 소비 시장을 육성하겠다고 밝히며, 2027년까지 화장품을 1000억위안(약 21조원) 규모 시장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일각에선 최근 중국과 일본 간 경제·문화 갈등이 심화하면서 코스맥스의 추가 수주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한일령(限日令)은 곧 중국 자국 브랜드 경쟁력 상승에 기여할 것"이라며 "중국 내 생산 법인을 두고 있는 한국의 ODM사가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코스맥스는 올해 3분기까지 매출 1조7978억원, 영업이익 154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8%, 영업이익은 14.2% 늘었다. 증권가에서 추정한 올해 1~4분기 누적 실적은 매출 2조4051억원, 영업이익 2005억원으로 집계됐다.
중국 법인 실적 전망도 밝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5744억원을 기록한 코스맥스의 중국 매출은 올해 6154억원, 내년 6886억원 등으로 점차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현지에도 ODM 업체가 있지만, 대형 화장품사의 제품 개발 기간이 길어지자 코스맥스에 발주를 맡기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현지 공장 가동률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