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SPA(제조·유통 일원화) 브랜드 유니클로가 국내 시장에서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 캐릭터 등과 손잡고 '협업 대란'을 일으키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과 품질의 고가 브랜드와 한정판을 즐기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매장 오픈런(문 열기 전부터 줄을 서는 것)과 웃돈 중고 거래로 이어지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당근마켓, 크림(KREAM) 등 중고, 리셀(재판매) 플랫폼에서는 이른바 '유니들스'로 불리는 유니클로와 일본 디자이너 브랜드 '니들스'의 협업 제품 거래가 늘고 있다. 공식 매장과 온라인상에서 카디건, 팬츠(바지) 등 대부분 제품이 품절되면서 웃돈을 얹어 되팔거나, 되사는 사례가 생겨난 것이다.

유니클로 컬래버레이션(협업) 제품 라인. /유니클로 공식 홈페이지 캡처

대부분의 제품은 유니클로 공식 판매 가격보다 1만~2만원 이상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카디건은 4만9900원에 발매됐는데, 6만~6만5000원에 거래 중이고, 팬츠는 사이즈에 따라 8만원까지 가격이 뛴 경우도 있다. 후리스풀집재킷은 카디건, 팬츠에 비하면 수요가 덜하지만 역시나 발매가(5만9900원)에 웃돈이 붙은 6만원 후반대에서 7만원에 올라와 있다.

유니클로와 니들스의 협업은 판매 개시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니들스는 다른 디자이너 브랜드에 비해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마니아층이 두꺼운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수십만~100만원을 웃도는 니들스 제품의 평균 가격대를 고려할 때 협업 제품의 가격이 훨씬 싸게 책정됐다는 점도 화제가 됐다.

앞서 두 브랜드의 협업 제품이 국내 공식 출시된 지난달 31일 주요 매장에선 오픈런 행렬이 이어졌다. 당시 서울 종로구 유니클로 디타워점 1층에는 오전부터 50명이 넘는 인원이 줄을 서 있었다. 일부 매장에선 인당 구매 수량을 제한했음에도, 반나절도 되지 않아 인기 제품의 모든 사이즈가 완판(완전 판매)됐다. 현재는 내년 초 입고되는 추가 물량에 대한 사전 예약도 마감된 상태다.

유니클로와 디자이너 브랜드 협업이 흥행한 건 처음은 아니다. 그간 질 샌더, JW앤더슨, 르메르 등 고가 브랜드와 협업 제품을 여러 차례 출시해 왔는데, 인기가 많은 제품은 출시 직후 온·오프라인에서 모두 품절됐다. 일부 소비자는 일본에서 국내에 재고가 없는 제품을 직구(직접 구매)하거나, 현지 구매 대행을 이용하기도 했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희소성 있는 브랜드 가치를 합리적인 품질과 가격에 누린다는 점이 인기를 끄는 것으로 보인다"며 "회사는 협업을 통해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자체 디자인 개발에 영감을 얻고, 브랜드 입장에선 본인들의 제품이 대량 생산을 통해 대중적으로 확장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능한 한 많은 고객이 시즌 내내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물량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디자이너 브랜드는 아니지만 국내에서만 진행 중인 지역(로컬) 브랜드와 협업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라이선스 계약 조건에 따라 한정판으로 출시되는 제품이 대부분인 만큼, 오픈런이나 대기를 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제주도에서만 판매한 제주 시트러스 브랜드 '귤메달'과 협업 티셔츠가 대란을 일으켰고, 대전 마스코트 꿈돌이, 이삭토스트 협업 제품 등도 화제를 모았다.

유니클로는 연이은 협업 흥행을 발판 삼아 국내 시장에서 실적 반등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해 5년 만에 다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2019년 7월 일본 정부 수출 규제 이후 노재팬(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급감하던 매출이 다시 회복한 것이다. 올해 실적은 다음 달 중 나올 예정으로, 모회사 패스트리테일링의 경우 매출(약 32조원), 영업이익(약 5조원) 모두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