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스타일이 지난해 출시한 풀필먼트 서비스 ‘직잭메이트’ 사업을 내달 철수한다.
직잭메이트는 1인 셀러(판매자)들을 육성한다는 명목으로 지난해 선보인 신사업이지만, 수요가 저조해 출시 1년도 안 돼 사업을 접게 됐다. 업계에선 패션 업황 부진과 동대문 기반 풀필먼트 사업의 한계 등으로 인해 카카오스타일이 해당 사업의 철수를 결정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스타일은 지난 23일 입점 셀러들에게 직잭메이트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직잭메이트는 1인 판매자가 ‘지그재그’, ‘패션바이카카오’ 등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플랫폼에 입점해 쉽게 상품을 판매하도록 동대문 패션 도매시장 의류 샘플 구입부터 판매, 배송, 고객 서비스(CS) 등 전 과정을 대행하는 서비스다. 쇼핑몰 운영 경험이 없는 일반인들도 쉽게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사업의 운영 효율이 떨어지면서 1년 만에 사업을 철수하게 됐다.
카카오스타일 관계자는 “쇼핑몰이 없는 창업자들도 의류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선보인 비즈니스 모델이었으나, 수요와 거래액이 많지 않아 자연스럽게 사업을 종료하게 됐다”면서 “빠른 배송인 ‘직진배송’ 등의 서비스에 선택과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최근 패션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카카오스타일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비효율 서비스를 종료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주력 플랫폼인 지그재그는 연간 흑자 전환했으나, ‘포스티’ 등 신사업 부문이 적자가 나면서 카카오스타일은 연결 기준 19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여기에 올 들어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자가 줄어든 것도 사업의 위기감을 높이고 있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지그재그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327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가량 줄었다.
일각에선 동대문 기반 의류 풀필먼트 사업의 한계를 지적하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7월 동대문 의류 사입 플랫폼 ‘셀업’ 운영사 쉐어그라운드가 풀필먼트 서비스 운영을 중단했고, 지난 2월에는 동대문 사입 플랫폼 ‘신상마켓’ 운영사 딜리셔스도 풀필먼트 서비스인 딜리버드 운영을 2년여만에 종료했다.
패션 플랫폼 브랜디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셀러들에게 동대문 풀필먼트 서비스 ‘셀피’를 제공했으나, 지난해 11월 네이버 사업자 대상 판매를 중단했다.
한 쇼핑몰 솔루션 업체 관계자는 “동대문 도매부터 판매, 물류까지 온라인화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라면서 “브랜드 사업자 대상이 아니라 주문량이 적은 소상공인 대상으로 이를 운영하는 건 효율이 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급증했던 의류 쇼핑몰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폐업을 결정한 패션 관련 통신 판매 업체(온라인 쇼핑몰)는 2만4314개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2월까지 두 달간 폐업 신고를 한 패션 쇼핑몰은 6878곳에 달했다. 하루 평균 약 113곳이 문을 닫은 셈이다.
지그재그와 같이 패션 쇼핑몰 제품을 한데 모아 파는 플랫폼으로서는 위험 요인이다. 한 쇼핑몰 업체 관계자는 “온라인 패션 판매의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아서 코로나 기간 의류 쇼핑몰이 많이 늘었는데, 최근 들어 경기가 나빠지고 저 가격을 앞세운 중국 플랫폼이 들어오면서 의류 판매를 중단하는 사업자들이 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