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최연소 수장이자 올리브영 최초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주목받은 이선정 대표가 취임 8개월을 맞았다.
'재무통'이었던 전임 구창근 대표와 색깔이 다른 상품기획(MD) 출신 이 대표 선임 후 달라진 사내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 대표 선임 후 올리브영은 공격적인 외형 확장보다는 상품력 강화 및 카테고리 확대 등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
1977년생인 이 대표는 15년간 올리브영에서 상품기획자(MD)로 근무한 후 1년간 MD사업본부장을 거쳤다. 이후 영업본부장을 거쳐 약 10개월 만인 지난해 10월말 대표로 초고속 승진했다.
내부에서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 올린 이 대표는 당장 뚜렷한 외형 확장보다는 지금까지 해왔던 사업을 유지하되 상품 및 카테고리 확대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그는 자신의 강점인 상품력을 활용해 여성용품 중심 카테고리 W케어와 마시는 콜라겐·효소 등 이너뷰티 제품을 신(新)성장동력으로 삼고 제품군을 신설 및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샴페인 등 주류까지 판매하며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있다. 명동, 여의도 등 일부 매장에서 시험 운영했던 주류 판매를 최근 서울 주요 매장으로 확장했다.
현재 주류 상품을 비치·판매하는 올리브영 매장은 약 100곳으로 작년 말 70곳과 비교해 5개월여 만에 43% 늘었다.
이러한 행보는 전임인 구창근 대표가 2022년 IPO(기업공개)를 목표로 공격적인 외형 확장에 나선 것과는 대조된다.
그는 이 대표보다 4년 위인 1973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 및 동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한 데 이어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를 거쳤다. CJ그룹 지주사인 CJ에서 기획팀 재무담당, 식품담당, 사업팀장 등을 거쳐 CJ푸드빌과 올리브영 대표를 지낸 후 작년말 CJ ENM(035760) 대표로 이동했다.
올리브영 내 IPO TF(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외부 인력을 영입하기도 했다. 경제통 및 재무통답게 온·오프라인 옴니채널 강화 및 온라인몰 해외진출 등을 통해 빠른 속도로 외형 확장에 나섰다.
2019년에는 역직구몰(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을 열어 해외시장도 꾸준히 공략했다. 올리브영 글로벌몰은 해외 150여 개국 소비자가 현지에서 한국 화장품을 구매할 수 있는 역직구 플랫폼이다. 지난해 올리브영은 연내 100만명의 글로벌몰 회원을 모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외형확장 노력에 CJ올리브영의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7809억원, 2714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32%, 97% 급증했다. 다만 이같은 성장에도 내부에서는 대규모 구조조정, 수치 집착 등으로 '구조조정 전문가'라는 프레임이 씌워지기도 했다.
이선정 대표 역시 긍정적인 평가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가 MD 직군만 우선시 한다는 직원들의 불만이 나온다. 구 전 대표가 IPO를 적극 추진하며 기업설명회(IR) 및 회계에 능한 직원들을 영입해 요직을 맡긴 것과 달리 이 대표는 이들보다 MD를 통한 '상품' 구성에만 집착한다는 것이다.
올리브영 한 관계자는 "구 전 대표가 CJENM으로 가며 기존 IPO TF(태스크포스)팀이 해체되고 전략기획팀 체제로 운영되는 것으로 안다"며 "이 대표가 MD직군을 우대해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 불평이 나오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