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이은현

명품 플랫폼 트렌비가 일부 해외법인 청산을 검토한다.

24일 트렌비에 따르면 이 회사는 하반기부터 내부 효율화 작업에 착수했으며, 해외법인 운영 여부를 비롯한 다양한 수익구조 개선 방안을 논의 중이다.

발란·머스트잇 등 명품 플랫폼 경쟁이 심화하고, 광고선전비 등 출혈이 심해지자 향후 원활한 수익 창출을 위해 해외법인 축소 및 운영 여부 검토 등의 방안이 내부에서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렌비는 스타트업 투자의 마무리 단계인 8월 말 시리즈 D 투자유치 완료를 앞두고 있다. 기존 투자자인 IMM인베스트먼트, 에이티넘 인베스트먼트, LB인베스트먼트 등이 참여했다.

신규 투자자로는 한국투자증권과 SL인베스트먼트가 참여했으며, 투자 규모는 350억원 규모다. 트렌비의 시리즈 C까지의 누적 투자 금액은 400억원 규모다.

트렌비는 최근 스타트업 투자 심리가 위축한 가운데 시리즈 D 투자를 이끌었으나,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해 수익을 내야 한다는 부담을 지게 됐다.

트렌비의 지난해 매출은 217억원으로 전년(171억원) 대비 27%가량 증가했으나, 영업손실은 330억원으로 전년(102억원) 대비 3배 넘게 늘었다.

그래픽=손민균

트렌비는 이처럼 적자 규모를 줄이고 매출과 거래액을 늘리는 데 집중하기 위해 일부 해외법인 청산 등을 논의 중이다.

명품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트렌비는 시리즈 D 유치 과정에서 투자자들에게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렌비는 타 명품 플랫폼과 달리 해외에 총 5곳의 법인을 운영한다. 이에 따라 직매입 비율이 60% 정도다.

다른 명품 플랫폼들은 거래 규모 증가에 따라 병행수입 파트너와의 계약을 늘렸으나, 트렌비는 해외법인을 운영해 해외 부티크와 아웃렛·백화점 등에서 직매입하는 구매대행 비율이 높은 편이다.

이 과정에서 해외법인 운영 및 물류센터 투자 등 투자 금액이 늘어나 경쟁사인 발란·머스트잇이 지난해 100억원대 영업손실을 낸 것과 달리 330억원대 영업손실을 냈다.

트렌비는 일본, 미국, 독일, 영국 등 해외법인을 운영하다가 지난해 이탈리아 법인도 신설했다. 지난해 일본 법인의 당기손실은 3200만원, 이탈리안 법인의 당기손실은 6억2400만원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트렌비가 투자받은 금액을 다시 그대로 지출하는 형태로 현금 고갈(캐시 버닝)을 이어가며, 구조조정을 본격화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적자가 매출보다 더 많은 지금같은 구조를 이어갈 경우, 수익이 많이 나지 않는 해외법인을 청산하는 형태로 비용 지출을 줄일 수 밖에 없어서다.

스타트업 투자 열풍이 불었던 지난해와 달리 최근에는 환율과 물류비 상승 등으로 해외법인 운영이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트렌비는 시리즈 D 투자 유치를 앞두고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국내 매출액 1위' 표기로 허위광고 경고를 받기도 했다.

명품 플랫폼 매출은 발란이 522억원, 트렌비는 그의 절반 수준에 못 미치는 217억원대를 기록했다. 따라서 국내 명품 플랫폼 매출액 1위로 표기할 수 없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었다.

트렌비 관계자는 "최근 투자자들도 플랫폼들이 손익분기점(BEP)을 넘기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며 "투자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