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 화장품 브랜드 ‘문샷’으로 유명한 화장품 제조 전문 기업 코스온이 상장 폐지 절차를 밟는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스온은 최근 감사인으로부터 반기(1~6월) 검토(감사)의견 부적정 등 사실을 확인했다고 공시했다.

이 기간 회사는 감사인으로부터 2022사업연도 반기 재무제표에 대한 연결·개별기준 ‘의견거절’을 받았다.

사유는 계속기업의 불확실, 투자 및 자금거래의 불확실성 및 범위제한, 자산 및 부채의 평가에 대한 범위제한, 특수관계자 범위 및 거래내역의 불확실성 및 범위제한, 종속회사 및 관계회사의 재무정보, 기초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범위의 제한 등이다.

코스온이 YG엔터테인먼트와 합작해 만든 화장품 브랜드 문샷. 지드래곤의 이름을 딴 'GD쿠션' 등을 히트시키며 급성장했다. /문샷

코스온은 앞서 2020사업연도 반기 검토의견 거절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바 있다. 이어 2020사업연도와 2021사업연도 반기 및 2021사업연도 재무제표도 의견거절을 받았다. 이는 코스닥 시장 상장 규정에 따라 사장 폐지 사유에 해당한다.

지난 6월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코스온의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했다. 그러나 심의가 종결되지 못했다.

이번에 또다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함에 따라 코스온은 다음 달 6일까지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기업심사위원회 심의 없이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된다.

이에 코스온 측은 “상장폐지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스온은 아모레퍼시픽 연구원 출신인 이동건 대표가 이끌고 있다. 2012년 디지털비디오재생기(DVR) 제조업체였던 코스온을 인수한 후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ODM)으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색조 화장품 제조를 강점으로 내세워 한때 코스맥스(192820), 한국콜마(161890), 코스메카코리아에 이어 국내 화장품 ODM 업계 4위를 점했다. 그러나 브랜드 사업이 부진하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코스온은 2014년 YG엔터테인먼트와 합작해 화장품 브랜드 ‘문샷’을 출시해 중국, 동남아 시장 등에 진출했다. 지드래곤의 이름을 붙인 ‘GD쿠션’과 향수 등을 히트시키며, 2013년 100억원대였던 매출을 2017년 1000억원 이상으로 키웠다.

코스온 공장 전경. /코스온

그러나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보복과 YG 소속 연예인들의 불미스러운 사건 등으로 인해 브랜드를 지속하지 못했다.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맞물리며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316억원으로 전년 대비 66% 줄었다. 이 기간 영업손실은 149억원을 냈고, 자산 규모는 37% 줄었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48억원으로 전년 대비 77% 줄었고, 영업손실은 132억원으로 적자가 확대됐다.

코스온의 최대주주는 지분 12.26%를 보유한 유한양행(000100)이다. 2015년 11월 150억원을 시작으로 총 430억원을 투자했다. 경영권은 갖고 있지 않다.

코스온은 지난해 6월 공개 매각 선언 후 스포츠·아웃도어 의류 OEM 기업 호전실업과 매각 협상을 진행했다. 그러나 호전실업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포기하면서 매각 작업이 무산됐다.

현재 코스온은 법원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다. 지난 4월 법원이 코스온의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코스온은 회생계획안을 이달 18일에서 9월 19일로 연장한 상황이다.

업계에선 코스온이 법정관리를 통해 지분 감자 등의 절차를 밟은 뒤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내용으로 회생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중국 봉쇄와 코로나 영향으로 화장품 업황 불황이 계속되고 있어 원매자 확보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화장품 업계 한 관계자는 “K뷰티 열풍으로 2015년 200개 수준이던 국내 화장품 제조업체가 2000여 개로 급증했다”라며 “화장품 시장 부진이 계속되면서 상장 폐지되는 제조사들이 더 나올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실제 파나케이아, 휴엠앤씨 등 화장품 관련 제조업체도 주식거래가 중단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