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093050)는 사과 껍질로 운동화를 만드는 등 환경 보호를 실천하며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패션은 샘플을 디자인하고 원단을 염색·가공·제조하며 재고를 처분하는 과정에서 화학 물질과 의류 폐기물이 나온다. LF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실천하고 있다.
LF 헤지스는 이탈리아 비건(식물성 소재) 운동화 아이디에잇과 협업해 애플스킨 운동화를 선보였다. 사과 껍질 등 버려지는 과일에서 섬유질을 추출하고 숙성시켜 가죽을 만든 것이다. 친환경 폴리에스터·고무·면 등을 활용했으며 국제 재활용 인증(GRS·Global Recycle Standar)을 받았다.
비건 가죽은 동물 사체(死體)를 사용하지 않은 가죽이다. 동물 가죽은 도살 후 가죽을 무두질하며 피혁(皮革)으로 가공하는 과정에서 화학 물질을 사용하는데 환경이 오염된다는 문제가 있다. 이에 식물성 소재로 비건 가죽을 만든 것이다. 비건 가죽은 관리가 편하고 값이 저렴하며 색상 표현이 자유롭다. 동물 가죽보다 부드럽고 통기성이 좋아 재단이나 봉제가 수월하다.
헤지스는 2023년부터 출시되는 모든 신발을 지속 가능한 소재로 만들 계획이다. 신발부터 시작해 다른 제품도 점차 친환경으로 제작한다. LF 관계자는 “제품 소재와 제작에서 혁신을 추구하고 ESG를 실현하겠다”고 했다.
LF 닥스는 최근 지속 가능한 패션 브랜드 어플릭시와 셔츠·파자마·가방 재고를 업사이클링(새활용)했다. 재고를 자르고 이어붙인 후 일러스트를 더해 10여 개의 아이템으로 다시 만들었다. 패션업계는 보통 출시하고 3년이 지난 재고는 보관상의 문제로 소각한다. 이 과정에서 연간 수십톤의 의류가 폐기되는데 재고를 다시 활용하며 불필요한 낭비를 줄인 것이다. LF 관계자는 “브랜드 헤리티지(문화 유산)를 담아내며 환경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곘다”고 했다.
LF는 샘플을 제작하고 제품을 판매·포장하는 과정에서도 환경 보호를 실천하고 있다. 헤지스는 작년 3월과 5월 4차원(3D)으로 샘플을 만들고 가상 아바타 모델에게 옷을 입혀보며 런웨이를 진행했다. 샘플을 만들고 수정하는 과정에서 원단, 단추, 지퍼 등이 낭비되는데 3차원으로 작업하면 폐기물을 줄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온라인 LF몰에서는 ESG 전문관 러스(L:Earth)를 운영하고 있다. 러스는 LF와 지구의 합성어로 지속 가능한 사회에 기여하는 국내외 브랜드를 소개하는 공간이다. 비건 화장품 아떼, 친환경 신발을 만들고 수익을 기부하는 탐스, 트럭 덮개로 만든 가방 브랜드 프라이탁, 친환경 아웃도어 파타고니아 등을 소개하고 있다.
러스 전문관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2000년대생) 직원들의 아이디어로 시작됐으며 패션, 화장품, 리빙 등 지속 가능한 브랜드를 발굴할 계획이다. LF 관계자는 “단순히 편리한 쇼핑 경험을 넘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브랜드를 소개하고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고 했다.
LF는 친환경 포장 시스템 카톤랩으로 상자와 스티로폼·에어백 등 완충재 사용을 줄이고 있다. 지갑, 가방, 코트 등을 투입구에 넣으면 제품 크기에 맞춰 상자가 제작되며 포장부터 운송장 부착까지 모든 과정이 자동으로 진행된다. 규격화 된 상자를 사용하는 것보다 포장재 사용을 줄일 수 있다. LF는 친환경 포장으로 상자 410톤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F의 여성 미등기 임원 비율은 지난 2016년 5명에서 2021년 10명으로 2배 늘었다. 비율은 전체의 19%에서 27%로 증가했다. LF 관계자는 “성별과 나이에 관계없이 성과와 능력 중심 인사로 조직을 혁신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