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R&I 센터 전경. /코스맥스 제공

주문자개발생산(ODM) 방식 사업을 펼쳐온 코스맥스(192820)가 아모레퍼시픽 출신을 영입해 본격적으로 제조업자브랜드개발(OBM)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OBM 사업은 브랜드 개발 단계 등 사업 기초 단계부터 코스맥스가 개입해 그간 쌓였던 데이터와 노하우를 알려주면서 수수료를 더 챙기는 구조다. 특정 개인뿐만 아니라 대기업까지 사업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

예컨대 국내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플루언서들이 화장품 사업을 시작하고 싶을 때, 코스맥스가 브랜드 개발 및 타깃 목표, 화장품 성분 분석 및 생산 판매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도맡는 식이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스맥스는 김민아 상무가 신규 선임돼 보통주 78주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주식 취득가로 계산하면 1000만원어치다.

아모레퍼시픽(090430) 출신 김민아 상무는 올해 3월 말 코스맥스에 영입됐으며 OBM 사업을 주도하는 전략마케팅팀 총괄을 담당하고 있다.

코스맥스의 OBM 사업을 전담하는 전략마케팅팀은 지난해 발족해 이날 기준 28명의 팀원이 배치돼 일하고 있다. OBM 사업 등 브랜드 개발 신사업에 집중하는 부서로 알려졌다.

현재 전략마케팅팀에서는 신규 고객사 물색 및 Z세대(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 중심 브랜드 개발 프로젝트인 ‘바이미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바이미프로젝트 3기 발표행사 기념사진. /코스맥스 제공

‘바이미프로젝트’는 올해 3월부터 3개월간 3기 활동을 시작해 코스맥스 현직자들과 Z세대 뷰티 크리에이터들이 만나 제품을 함께 기획하고 브랜드를 만드는 OBM 프로젝트다.

바이미프로젝트 3기는 ‘Brand Your Beauty’를 슬로건으로 총 23명의 Z세대 크리에이터들이 화장품 브랜드 개발에 참여했다. 활동 기간 코스맥스 전략마케팅팀과 제형 연구실 현직자들이 멘토가 되어 개발한다.

대상을 받은 애슬레저(운동과 여가를 합친 용어) 화장품 브랜드 ‘클럽 비바’는 현재 대기업 고객사와 매칭해 판매 예정이다. 클럽 비바는 골프 등 야외활동에서 사용하기 좋은 자외선 차단제 ‘비타 부스팅 캡슐 선 젤’을 선보였으며 원료 차별화로 가벼운 사용감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코스맥스는 그동안 주문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해왔다. 고객사가 제품 생산을 요청하면 그 요구에 맞게 화장품을 만들어 고객사 상표 부착 상품으로 나가는 식이다.

그러나 ODM을 넘어서서 브랜드 개발 및 제품 생산을 함께하면 수익 창출 범위가 확대되는 만큼 OBM 사업을 키우고자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맥스는 국내 개인과 기업 고객뿐만 아니라 그간 ODM 사업을 담당했던 해외 고객사에서도 OBM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중국 바이췌링, 미국 세포라, 러시아 대형 뷰티 편집숍 제품 등 대형 화장품 기업의 ODM 뿐만 아니라 OBM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코스맥스 화성1공장. /코스맥스 제공

이처럼 코스맥스의 신사업인 ‘OBM’ 사업은 아모레퍼시픽 출신 임원들이 포진돼 이끌고 있다. 올해 새로 영입된 김민아 상무와 함께 이진일 코스맥스 상무도 지난 3월부터 OBM 사업부에 배치돼 코스맥스 OBM 사업 확대에 관여하고 있다. 이상무는 아모레퍼시픽 경영전략팀, 코스맥스비티아이(044820) 해외마케팅본부 상무이사를 거쳤다.

코스맥스 임원현황에 따르면 임원 60명 중 12명이 아모레퍼시픽 출신이다. 심상배 코스맥스 대표이사를 비롯해 이석우 고문, 유권종 부사장, 김연준 부사장 등이 아모레퍼시픽에서 임원으로 활동하거나 에뛰드 연구소, 아모레퍼시픽 한방화장품 연구팀 등 브랜드 개발 및 화장품 제작에 관여했다.

국내 대형 뷰티 기업에서 화장품 제작에 참여하고 브랜드 및 상품 개발에 관여했던 인물들이 코스맥스에 들어오면서 ODM 및 OBM 사업을 펼치기에 용이하다는 회사 측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현재 화장품 시장은 소규모 맞춤형 화장품 트렌드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이에 맞춰 고객사가 원하는 브랜딩·마케팅을 지원하는 원스톱 OBM 솔루션을 제공해 국내·외 신규 고객사 창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