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품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무신사의 재고자산이 100억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이 속한 무신사의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장부금액상 지난해 재고자산은 1175억원으로 1년 전(1041억원)에 비해 100억원 넘게 증가했다.
재고자산평가손실충당금 규모도 증가하고 있다. 2020년 33억원이던 재고자산평가손실충당금은 지난해 46억원가량으로 증가했다.
재고가 많이 쌓인다는 것은 트렌드 변화와 제작 장기화 등으로 인해 가지고 있는 제품을 제값 받고 팔기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특히 트렌드 변화에 민감한 의류의 경우 계절이 변하거나 유행 시기가 지날 경우 출시했을 때의 가격을 받지 못할 확률이 높다.
상황이 이렇자 솔드아웃은 오프라인 플리마켓 판매에 나섰다. 솔드아웃은 서울 마포구 무신사테라스에서 오는 18~19일 플리마켓을 열고 스니커즈 및 스트리트웨어 등 100개 이상 상품을 B급(B grade) 상품으로 할인 판매하기로 했다.
B급 상품은 리셀 플랫폼에서도 재판매가 어려운 상품이다. 본품이 변색되거나 본드 자국이 있는 경우, 미세한 점 등 오염이 발생한 경우 재판매 허가를 내주지 않기도 한다.
따라서 온라인 리셀이 어려운 상품을 모아 오프라인으로 처분하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무신사 관계자는 "지난해 스타일쉐어·29CM 등 패션 플랫폼을 인수하면서 그들이 가지고 있던 재고가 추가돼 재고자산이 늘어났다"며 "이번 플리마켓의 경우 솔드아웃의 재고는 일부고 개인 셀러(판매자) 비율이 높아 재고자산으로 많이 반영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가품에 대해 불안함을 가진 소비자들도 늘어나 확인이 어려운 온라인보다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오프라인 판매를 단행했다는 시각도 있다.
올해 리셀 플랫폼과 명품 플랫폼은 가품 논란을 겪으며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었다.
지난 4월 무신사에서 판매한 피어오브갓의 에센셜 티셔츠 상품이 가품으로 판정되고, 발란에서도 지난달 나이키 신발인 '에어조던1 x 트레비스 스캇 레트로 하이 모카' 제품이 가품 판정된 바 있다.
B급 상품 판매 참여 브랜드에는 나이키·아디다스와 같은 스포츠 브랜드들뿐만 아니라 발렌시아가·메종마르지엘라·프라다 등 명품 브랜드도 포함됐다. 총 98개의 브랜드가 솔드아웃 플리마켓의 B급 상품 판매 브랜드로 참여할 예정이다.
솔드아웃 측은 B급 상품을 판매하는 배경으로 자체 정품 인증을 완료했고, 미착용 새 상품이지만 본품 혹은 박스에 미세 오염이 있는 상품이라고 밝혔다.
출하 단계에서 일부 상품이 A급으로 인정받지 못한 상품들로 구성했으며 실제 착용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솔드아웃 플리마켓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한 형식으로 거래가 될 예정이다. 오프라인에서 상품을 확인하고 결제는 솔드아웃 앱에서 할 수 있다. 플리마켓의 특성상 흥정도 가능하다는 점을 특징으로 꼽았다. 이에 따라 구매자가 가격을 흥정하면 판매자가 솔드아웃 앱 내에서 상품 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
솔드아웃 측은 "성수 검수센터 및 오프라인 전시 공간에서 고객과 접점을 찾으려고 시도한 것이 좋은 반응을 얻어 이번 홍대 플리마켓도 진행하는 것"이라며 "하반기 서울 내 제2검수센터도 오픈할 예정인 만큼 브랜드를 더 알리기 위해 오프라인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