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 /크림

네이버의 스니커즈 전문 리셀(resell·한정판 제품을 더 높은 가격에 되파는 것) 플랫폼 '크림'이 내달 21일부터 수수료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31일 밝혔다.

그동안 크림은 수수료 제로(0)를 선언하며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업계 1위를 유지해온 바 있다. 그러나 크림이 스니커즈 리셀 시장 주도권을 잡자 적자 탈피를 위해 본격적인 수익성 확보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크림은 4월 21일부터 일반 배송·빠른 배송 등 모든 구매자에게 구매 수수료를 1% 부과할 방침이다. 이에 따르면 40만원짜리 운동화를 사면 4000원의 구매 수수료를 크림에 내야 한다. 배송비는 별도로 부과된다.

이와 더불어 5월 1일부터는 일반 배송비의 가격을 500원 인상한다. 이에 따라 일반 배송비는 기존 2500원에서 3000원으로 오른다. 빠른 배송비는 5000원으로 유지된다. 그동안 크림은 배송비 지원 정책을 펼치며 배송비도 무료로 유지했지만, 점진적으로 배송비를 부과하고 있다.

크림 관계자는 "그동안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고 검수 시스템을 강화하다 보니 적자 상황이 계속된 상태"라며 "시장 개척을 위해 수수료 무료 정책을 고수해왔지만 소비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기 위해 검수센터와 검수 인력 등에 자본을 투자하며 수수료를 소폭 올렸다"고 주장했다.

크림은 검수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1월과 2월 연이어 서울시 영등포구 당산동 1430평(4727m²) 규모의 건물과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 300평(995m²) 규모의 건물을 사무실 임차 목적으로 취득한 바 있다.

세계 1위 리셀 온라인 플랫폼 스탁엑스가 한국에 공식 진출했다. / 스탁엑스 제공

해외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의 경우 수익성 제고를 위해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중국 리셀 플랫폼 '포이즌(Poizon)'의 경우 판매자에게 6%의 수수료를 부과하며, 검수 수수료로 33~40위안가량을 부과한다. 미국 리셀 플랫폼인 '스탁엑스(Stock-x)'는 판매자에게 8~10%, 구매자에게 3~5%가량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그동안 국내 리셀 플랫폼의 수수료 면제는 '치킨 싸움'이라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그간 국내 리셀 플랫폼들은 업계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았지만, 수익 창출이 어려워 적자를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는 시세에 따른 가격 정보를 알려줄 뿐만 아니라 운동화 브랜드 진품과 가품을 구별하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기술과 인력이 투입되지만 수익창출은 되지 않아 소규모 리셀 플랫폼은 사라지기도 했다. 국내 미술품 경매회사인 서울옥션블루는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엑스엑스블루(XXBLUE)' 사업을 접고, 지난해 11월부터 NFT(대체불가능토큰) 사업으로 변경해 운영 중이다.

크림에 따르면 월간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 수는 300만명가량으로 추산됐다. 업계 2위로 알려진 무신사 솔드아웃은 이용자 수를 공개하고 있지 않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크림의 안드로이드 앱 사용자 수는 10만명으로, 솔드아웃(1만6000명)을 앞선 바 있다.

업계에서 지분율을 크게 확보하는 것은 곧 소비자에게 '혜택 축소'를 의미하기도 한다. 배달 애플리케이션 1위인 '배달의 민족'이 사업 초기에 비해 배달비를 올리고, 입점 점주에 대한 프로모션(혜택)을 축소하고 있다.

국내 당일배송 유통업계 1위인 쿠팡 역시 멤버십 프로그램인 '와우 멤버십'을 월 2900원에서 올해 6월 10일부터 월 4990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이들의 전략은 우선 소비자들이 자사 플랫폼만 이용하도록 사업 초기 혜택을 과도하게 제공해 고객을 붙잡는 '락인 효과'를 달성하는 것이다. 이후 목표했던 충성고객 확보에 도달하면 혜택을 축소하거나 이용금액을 늘려 수익성을 창출하는 식이다.

이용자들은 추후 이용 부담이 늘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직장인 강우진(27)씨는 "신발값도 너무 올라 과열됐다고 생각하는데, 수수료 부담까지 커지면 되레 이용자 수가 줄어드는 역기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원생 서모(27)씨 역시 "원래 수수료와 배송비 모두 무료였던 크림이 시간이 지날수록 이용 부담이 늘고 있는데, 진품과 가품을 제대로 판별하는 시스템 등 그만큼의 신뢰도 확보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림에 이어 솔드아웃 등 타 리셀 플랫폼의 수수료 부담이 커지는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었다. 직장인 윤모(28)씨는 "업계 1위인 크림이 올렸으니 다른 플랫폼도 (수수료를) 올리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 같다"고 말했다.

한편 솔드아웃은 "당분간 수익 확보보다는 고객 확보에 집중하기 위해 수수료 인상 계획은 없다"면서도 "추후 상황에 따라 수수료 정책이 변동될 수는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