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기업 에프앤에프(F&F(383220))가 메타버스 패션 브랜드 ‘수프라(SUPRA)’로 성장세를 이어갈 태세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에프앤에프는 이달 말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수프라를 출범하고 자체 온라인 쇼핑몰을 선보일 예정이다.

패션에 메타버스 개념을 접목해 현실 세계는 물론 가상 세계에서도 판매하는 신개념 ‘메타패션’을 표방한다.

그래픽=이은현

◇'히트 메이커’ 김창수 회장, MLB·디스커버리 이어 ‘메타패션’ 출시

수프라는 2007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출범한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로, 국내에서는 이랜드를 통해 전개된 바 있다. 앞서 이랜드는 2015년 당시 수프라를 전개하던 미국 원디스트리뷰션으로부터 약 700억원에 상표권을 인수해 운영하다 2019년 미국 케이스위스에 매각했다.

이듬해 에프앤에프가 종속기업인 F&F브랜즈그룹를 통해 수프라 상표권을 84억원에 인수하며 새 주인이 됐다. F&F브랜즈그룹은 2020년 7월 에프앤에프가 글로벌 라이선스 사업을 하기 위해 미국 델라웨어에 설립한 법인이다.

현재 수프라의 출범은 ‘패션계 미다스의 손’이라 불리는 김창수 에프앤에프 회장이 직접 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메이저리그로부터 의류 라이선스를 가져와 패션 브랜드로 만들어 중국에 진출해 성공한 MLB, 다큐멘터리 방송 디스커버리 채널의 라이선스를 획득해 아웃도어 브랜드로 성장한 디스커버리처럼, 새로운 정체성을 주입해 브랜드 가치 높여 해외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에프앤에프 관계자는 “이미 수프라는 인스타그램에서 90만 명에 가까운 팔로워를 확보했을 만큼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라며 “미주, 유럽, 일본에 두터운 팬을 보유한 만큼 글로벌 직배송 서비스를 시작으로 디스트리뷰터와 협업해 아시아, 유럽, 미주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프앤에프가 출시하는 '메타패션' 브랜드 수프라(SUPRA). 댄서 노제가 모델로 나섰다. /에프앤에프

◇‘메타버스+K-팝’ 접목... 현실·가상에서 함께 즐기는 패션

수프라는 메타버스와 K-팝을 정체성으로 내세웠다. 미국에서 탄생한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라는 유산에 한국의 젊은이들의 서브 컬처(하위문화)와 메타버스 플랫폼을 융합한 ‘메타패션’을 지향한다.

메타패션이란 가상과 실재의 경계가 없는 패션을 뜻한다. 예컨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제공되는 아바타 용 의상을 현실에서도 동시에 즐기는 식이다. 가상 의류의 경우 색감과 형태, 소재의 질감까지 현실감 있게 구현했다.

K-팝 아이콘과 함께 마케팅도 진행한다. 수프라는 첫 모델로 예능 프로그램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를 통해 인기를 얻은 댄서 노제를 발탁하고 K-댄스 라인을 선보였다.

핑크, 네온 등 선명한 색상을 사용하고 탈부착이 가능한 소매 등 기능을 강조한 디테일로 댄스 퍼포먼스를 쉽게 표현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패션업계에선 수프라를 에프앤에프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MLB, 디스커버리, 스트레치앤젤스 등을 운영하는 이 회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중국 사업의 호조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289억원, 영업이익 957억원으로, 106%, 658%씩 증가했다. 이중 해외 매출은 1320억원이다.

하나금융투자는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60%, 123% 증가한 5522억원, 1606억원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지난해 7월 세계 3대 골프 용품업체인 미국 테일러메이드에 5000억원을 투자해 지분 49.5%를 확보하면서 성장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에프앤에프의 주가는 18일 종가 기준 88만5000원으로, 6개월 전과 비교해 64% 이상 상승했다.

회사 관계자는 “가상 현실에서도 플렉스(Flex·과시적인 행동)를 추구하는 젊은 리더들을 위해 현실에서는 물론 가상 현실에서도 최적화한 스타일링을 제공할 예정”이라며 “디지털 경험으로 토대로 물리적 경험을 제공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하는 브랜드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