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 입찰이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존 사업자인 롯데면세점을 비롯해 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069960) 등 대기업 면세점들이 모두 입찰 관련 설명회에 참여하면서 치열한 눈치싸움이 예고됐다.

1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한국공항공사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김포공항 출국장 면세점 DF1 입찰 현장설명회에 롯데와 신라, 신세계(004170), 현대백화점면세점 등 4사 면세점 실무진이 모두 참석했다. DF1 구역은 732.2㎡(약 221평) 규모로 화장품·향수·기타 품목을 판매하며, 현재 롯데면세점이 운영 중이다.

김포공항 내 롯데면세점.

이는 지난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제1터미널(T1) 면세점 입찰이 세 번이나 유찰된 것과는 대조되는 분위기다. 현장설명회는 입찰 참가 등록 직전에 진행되기 때문에 입찰의 흥행 여부를 예상할 수 있는 지표가 된다. 앞서 지난 8일 열린 김해국제공항 면세점 입찰 현장설명회에도 주요 면세업체들이 모두 참여한 바 있다. 김해공항은 이번달 8일, 김포공항은 22일까지 입찰참가 신청서를 받는다.

최근 코로나19 대유행에도 공항 면세점 입찰전이 흥행 조짐을 보이는 이유는 ‘위드 코로나’ 기대감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가 빨라지고 접종 완료자에게는 사적 모임 제한 완화 등 인센티브 적용이 확대되면서 여행 심리도 좋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포공항 면세점 운영 조건을 완화한 것도 관심의 이유로 꼽힌다. 한국공항공사는 면세점 김포공항과 김해공항 면세점 임대료를 고정 임대료가 아닌 ‘요율제’로 적용하기로 했다. 매출과 연동된 영업요율만 임대료로 지급하면 돼 매출이 부진하더라도 고정비 부담이 줄어든다. 김포공항 DF1 입찰 시 최소영업요율은 30%다. 여기에 임대기간 5년에 최대 10년까지 연장이 가능하다는 점도 흥행 요인이 됐다.

기존 운영사인 롯데면세점은 면세점 사업권 방어에 적극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당초 고정 정액제였던 임대료 산정 방식이 매출 연동제로 바뀌는 점과 최장 10년간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입찰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여전히 면세점 매출 회복 시점을 예상하기 어려운 데다 중국이 공격적으로 면세점을 키우면서 국내 면세점들이 예전만큼의 위상을 찾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은 변수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7월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1조3167억원으로 전달 대비 약 2% 줄었다.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6월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주요 업체들이 김포공항 면세점 입찰설명회에 참여하기는 했지만, 여러 변수가 있어 각 사업장마다 사업성을 따져 보수적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