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여행·숙박 플랫폼 야놀자가 경쟁사 여기어때와 소송전에서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숙박업주와의 수수료 갈등과 거짓광고 등 불공정행위 논란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야놀자 서울 본사 사옥 전경. /야놀자 제공

24일 여행 및 법조계에 따르면, 야놀자는 2018년 여기어때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 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3-2부(부장 박태일)는 야놀자 측이 여기어때 운영사인 여기어때컴퍼니를 상대로 낸 권리침해 금지 소송 1심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10억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야놀자는 2018년 경쟁사인 여기어때가 자신들의 제휴 숙박업소 정보를 유출해 피해를 봤다며 소송을 냈다. 이는 야놀자가 2016년 자사 서버에 접속이 몰려 장애가 발생하자 원인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정보가 대량 탈취된 사실을 발견하면서 이뤄졌다. 여기어때는 1심 판결과 관련해 항소 여부를 검토 중이다. 여기어때 관계자는 "아직 관련 입장을 언급하기는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한때 여행·숙박 플랫폼 업계 최대 경쟁사로 꼽혔다. 그러나 현재 양사의 입지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야놀자와 여기어때 매출은 2017년 545억 원, 517억 원으로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야놀자 매출은 2888억 원, 여기어때는 1287억 원을 기록하며 격차가 벌어졌다.

양사의 기업가치도 큰 차이가 난다. 야놀자는 지난달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비전펀드에서 2조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구체적 수치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 따르면, 야놀자는 9조~10조 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평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어때는 지난 2019년 사모펀드 CVC캐피탈에 매각될 당시 3000억 원대로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전문가들은 양사의 투자 전략 차이가 승부를 가른 주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야놀자는 2016년 호텔나우 인수를 시작으로 데일리호텔, 한국물자조달(숙박비품 유통 업체), 가람(호텔 자산관리 업체), 씨리얼, 이지테크노시스(호텔 관리 업체), 트리플(해외여행 플랫폼) 등 다양한 업체를 인수하거나 투자를 단행했다. 반면 여기어때는 기존 숙박예약 서비스 강화에 집중했다. 지난 2년간 여기어때가 인수한 업체는 망고플레이트(음식점 검색 플랫폼) 한 곳 뿐이다.

야놀자는 이같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지난해 11월 IPO 계획을 공식 발표하고 상장을 준비 중이다. 국내외 상장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업계는 손 회장의 투자를 받은 만큼 미국 나스닥 상장 가능성에 주목한다.

그러나 고속 성장 과정에서 불거진 숙박업주들과의 갈등 등 불공정행위 논란은 해결해야 할 숙제다. 숙박업주들은 야놀자가 과도한 수수료와 광고비를 취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야놀자는 예약 한 건당 약 10% 수수료(카드수수료 제외 시 6.5%)와 최소 1만 원대에서 최대 300만 원의 광고비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놀자는 점주가 직접 내야 하는 카드수수료를 제외하면 업계 최소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또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야놀자에 표시·광고 공정화법 위반과 관련한 '심사관 전결 경고'를 내렸다. 이미 종료된 몰카안심존 서비스를 3년 넘게 시행 중인 것처럼 광고했다는 이유에서다. 야놀자는 앞서 지난 달에도 할인쿠폰 지급형 광고상품을 숙박업소에 판매하고 쿠폰 총액 등 중요 정보를 안내하지 않아 공정위의 보완 권고를 받았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야놀자는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성장을 이뤘지만, 아직 기업의 정도 경영에 미숙한 것으로 보인다"며 "불공정 거래 행위를 시급히 개선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기업을 정도 경영해야 지속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