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돌체앤가바나의 화장품 브랜드 돌체앤가바나 뷰티가 올해 말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 2019년 국내 시장에 진출한 지 2년만이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돌체앤가바나 뷰티 매장은 현재 국내 백화점 3곳에 입점해 있다. 이 매장들은 올해 말까지 순차적으로 문을 닫을 예정이다. 가장 먼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이달 25일 매장을 뺀다. 이어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는 8월 22일, 롯데백화점 본점은 아직 구체적인 시점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11~12월 중 폐점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백화점 온라인 채널을 통한 구매도 올해까지만 가능할 전망이다.

돌체앤가바나 뷰티 대표 제품인 '돌체앤가바나 돌체 로즈'와 '글로리어스킨 퍼펙트 루미너스 크리미 파운데이션'. /돌체앤가바나 뷰티 공식 홈페이지 캡처

돌체앤가바나 뷰티는 일본 화장품 브랜드 시세이도가 지난 2016년 라이센스를 취득, 생산과 판매를 담당해 왔다. 대표 제품으로는 꽃 모양 뚜껑으로 유명한 향수 라인 '돌체 시리즈'를 비롯해 '글로리어스킨 퍼펙트 루미너스 크리미 파운데이션', '더 온리 원 루미너스 컬러 립스틱' 등이 있다.

한국 시장에는 2019년 10월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1호점을 열며 진출했다. 지난해에는 가수 청하를 모델로 선정하며 브랜드 홍보를 강화하기도 했지만, 국내 소비자에게는 브랜드 인지도가 낮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돌체앤가바나 뷰티의 국내 시장 철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글로벌 화장품 수요 감소가 결정적 원인이 됐다.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시세이도는 올해 말까지 돌체앤가바나 뷰티와의 라이센스 계약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 속 매출 급감에 따른 사업 구조조정의 일환이다. 지난해 돌체앤가바나 뷰티 제품 판매량은 전년 대비 28% 감소했는데, 이는 시세이도 자체 제품 판매량 감소분 12%의 2배를 넘는 수준이다.

돌체앤가바나 뷰티 매장 관계자는 "시세이도와 돌체앤가바나 뷰티의 라이센스 종료로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본사에 따르면 2019년 말 국내에 진출한 직후 터진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상황이 계속 안 좋았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일본산(産) 제품 불매 운동 여파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화장품 제조사인 시세이도는 2019년 시작된 불매 운동에 따른 타격이 컸다. 한국시세이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8억 원으로 전년(284억원) 대비 87% 가량 줄었고, 같은 기간 매출은 15% 감소한 1249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시세이도가 전개하는 돌체앤가바나 뷰티도 이 영향을 받았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국시세이도의 돌체앤가바나 뷰티 관계자는 "한국 시장 철수를 결정한 것은 맞다"며 "정확한 (철수)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