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가격이 10% 인상된 버버리 포이베(왼쪽)와 지난달 27일 가격이 오른 미니 캔버스 포켓백. /버버리

영국 명품 버버리가 또 가방 가격을 인상했다. 일주일 사이 두 번째 인상이다.

3일 명품업계에 따르면 버버리는 이날 로고 프린트 드로스트링 파우치(포이베)를 59만원에서 65만원으로 10% 올렸다. 작은 주머니 모양의 가방으로, 명품 치고 가격이 저렴하고 가방끈 등을 더해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어 명품족에게 인기를 끄는 제품이다.

지난달 27일에는 미니 캔버스 레더 포켓백을 158만원에서 168만원으로 6%가량 인상했다. 버버리 로고가 크게 들어간 사각 가방으로, 작년 10월에도 9%가량 오른 바 있다.

명품 업체들은 “글로벌 가격 정책”을 핑계로 1년에 수 차례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최근에는 매달 품목별로 소폭 가격을 조정하는 방침이 확산되고 있다.

루이비통의 경우 올해만 네 차례 가격을 올렸고, 5월에도 가격이 오를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5, 11월에 가격을 인상한 샤넬도 이달 중 제품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요 백화점 매장에 ‘오픈런(매장 문이 열 때까지 기다렸다 바로 구매하는 방식)’ 현상이 가열되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한 번에 가격을 조정하지 않고, 품목별로 조금씩 가격을 올리는 방식이 소비자들의 구매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명품 수요가 줄고 있지만, 국내에선 꾸준한 판매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명품 매출이 19% 줄었지만, 국내 명품 매출은 125억420만달러(14조9960억원, 작년 평균환율 기준)로 전년(125억1730만달러 15조120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매출 순위도 뛰었다. 지난해 한국의 명품 매출 순위는 7위로 전년 대비 한 계단 상승했다. 5, 6위인 영국(146억 달러)과 이탈리아(145억 달러)와의 격차도 크게 좁혔다.

하지만 사회공헌에는 인색해 공분을 사고 있다. 버버리코리아의 2020년 회계연도(2019년 4월~2020년 3월) 기준 매출은 2490억원, 순이익은 150억원이었으나 기부금은 490여만원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