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홈플러스의 자회사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매각 절차가 길어진 가운데, GS더프레시가 점포를 꾸준히 늘리며 기업형 슈퍼마켓(SSM) 업계 1위 굳히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홈플러스익스프레스가 모회사 경영난과 함께 매각 절차가 길어지며 사업에 차질을 빚은 와중, 롯데슈퍼와 이마트에브리데이는 비효율 점포 정리와 수익성 개선에 무게를 뒀다. 반면 GS더프레시는 가맹점 위주의 신규 출점을 이어가며 외형을 키워왔다.

그래픽=챗GPT 달리4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더프레시는 올해 1분기 매출 4534억원, 영업이익 12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0%, 영업이익은 55.1% 증가했다. 신규 출점에 따른 운영점 증가와 기존점 성장, 퀵커머스(권역 내 빠른 배송) 확대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1분기 기존점 매출 신장률은 4.7%, 퀵커머스 매출 신장률은 32.8%를 기록했다. 매출 내 퀵커머스 구성비도 지난해 4분기 8.9%에서 올해 1분기 9.7%로 0.8%포인트 상승했다.

GS더프레시는 1분기 말 기준 전국 589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맹점은 479개, 직영점은 110개다. GS더프레시 점포는 2022년 378개에서 2023년 434개, 2024년 531개, 2025년 585개, 올해 1분기 589개로 꾸준히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맹점은 230개에서 479개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주요 SSM 업체 가운데 최근까지 뚜렷한 출점 기조를 유지한 곳은 GS더프레시가 유일하다.

롯데슈퍼는 1분기 매출 30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2억원으로 30.7% 줄었다. 올해 1분기 기준 점포 수는 331개로, 지난해 1분기 349개에서 1년 새 18개 감소했다. 롯데슈퍼는 비효율 점포를 정리하고 입지가 좋은 곳을 중심으로 선별 출점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점포 리밸런싱으로 매출은 방어했지만, 출점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 부담이 단기 수익성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트에브리데이도 외형 확대보다 점포 효율화와 수익성 개선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마트에브리데이의 1분기 매출은 36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늘었고, 영업이익은 83억원으로 51.4% 증가했다. 점포 수는 2023년 253개에서 지난해 말 242개로 줄었고, 올해 1분기 말에는 240개까지 감소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각 점포의 임차 만료 등에 따라 개점과 폐점을 지속 중이며, 운영 효율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경쟁사들이 가맹 출점, 선별 출점, 점포 효율화 등 각자의 방식으로 SSM 사업 재정비에 나서는 동안, 홈플러스익스프레스는 모회사 홈플러스의 유동성 위기로 사업에 제약을 받아 왔다. 2023년 310개였던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점포는 지난해 말 293개로 감소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홈플러스익스프레스의 사업 기반 자체는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점포 수 기준으로는 GS더프레시와 롯데슈퍼에 이은 3위권이고, 도심과 주거지 등 생활권 입지가 좋은 곳에 매장을 다수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점포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특히 홈플러스익스프레스는 전체 매장의 약 76%를 퀵커머스 배송 거점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 점포 90% 이상이 수도권·광역시 등 인구 밀집 지역에 있다. SSM의 핵심 경쟁력이 신선식품과 근거리 장보기 수요에 있는 만큼, 점포 입지와 배송 거점으로서의 활용도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다.

최근 하림그룹이 홈플러스익스프레스를 인수하면서 점포망 활용 가능성도 커질 전망이다. 홈플러스와 하림그룹 자회사 NS쇼핑은 지난 7일 서울회생법원 허가를 받아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영업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NS쇼핑이 익스프레스 채무 일부를 승계하고, 홈플러스는 현금 1206억원을 받는 구조다. 홈플러스익스프레스의 총자산은 약 3170억원, 순자산은 약 1460억원으로 평가됐다.

하림그룹은 닭고기와 축산, 가정간편식(HMR), 라면 등 식품 제조 역량을 갖추고 있다. 하림그룹은 이를 홈플러스익스프레스의 근거리 점포망과 결합해 축산·신선식품 카테고리 강화, 자체 상품 확대, 물류 효율화 등에서 시너지를 낸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익스프레스는 신규 투자와 출점에 제약을 받아왔지만, 점포 입지만 놓고 보면 경쟁력 있는 권역이 많다"며 "하림그룹이 축산과 신선식품 경쟁력을 점포망에 잘 결합하면 SSM 시장에서 주요 업체로 부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