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모회사인 쿠팡Inc가 올해 1분기 350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한 가운데,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실적 정상화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개인정보 사고에 따른 구매이용권 보상과 물류 네트워크 비효율이 단기 수익성을 끌어내렸지만, 와우 회원 회복세와 로켓배송 상품군 확대, 자동화·인공지능(AI) 투자를 통해 내년부터는 수익성 개선 흐름이 재개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의장은 6일(한국시간) 진행된 쿠팡Inc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로켓배송 등 프로덕트 커머스 사업에 대해 "전년 대비 성장률이 근본적인 회복세를 온전히 반영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객 행동이 정상화되고 있지만, 지난 수개월간 일시적으로 중단된 성장이 전년 대비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지속적으로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회복 흐름은 뚜렷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1~3월 매출 증가율 추세는 과거 추세보다 앞서 나가고 있고, 전년 대비 비교 실적은 연중 지속 개선될 것"이라며 "지난 1월 프로덕트 커머스 매출 성장률이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매달 전년 대비 실적이 개선됐고, 2~3월에는 개선 속도가 빨라졌다"고 밝혔다.
와우 회원 관련 지표도 상당 부분 회복됐다는 설명이다. 김 의장은 "개인정보 사고 이후 대다수 기존 고객과 와우 회원은 이탈하지 않고 두 자릿수 성장률로 지출을 늘렸으며, 고객 중 대다수는 다시 돌아와 사고 이전 소비 수준을 회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4월 말 기준 탈퇴 회원의 재가입과 신규 회원 가입 증가로 사고 이후 감소한 와우 회원 수의 약 80%를 회복했다"며 가입률과 이탈률도 과거의 안정적인 수준으로 돌아왔다고 덧붙였다.
◇ 개인정보 유출 여파로 수익성 악화
1분기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는 개인정보 사고 대응 차원에서 지급한 고객 구매이용권과 물류 네트워크의 일시적 비효율을 꼽았다. 쿠팡은 지난 1월 15일부터 전체 고객 3370만명을 대상으로 1인당 5만원,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구매이용권을 지급하는 보상 프로그램을 3개월간 운영했다. 해당 이용금액은 매출에서 차감된다. 김 의장은 "구매이용권의 영향은 일회성으로 대부분 1분기에 국한되며, 2분기 초반까지 다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물류 부문에 대해서는 "쿠팡의 설비 확충과 공급망 계획은 충분한 여유를 두고 수립되지만, 개인정보 사고와 같은 외부 변수가 고객 수요 흐름을 흔들면 실제 수요가 계획보다 낮아져 유휴 설비와 재고 관련 비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요가 예측 가능한 흐름으로 돌아오면 설비와 공급망도 균형을 되찾고, 관련 비효율이 자연스럽게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의장은 장기적인 마진(이윤) 개선 요인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네트워크 전반의 운영 효율성 향상, 공급망 최적화, 자동화 기술에 대한 지속 투자, 수익성 높은 카테고리와 상품 확장이 장기적 마진 확대를 이끌 것"이라며 "연간 단위의 마진 확대는 내년부터 재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로켓배송 확대 등 중장기 투자 지속
쿠팡은 회복 국면에서도 중장기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다. 김 의장은 "고객이 구매하고자 하는 상당수 상품이 아직 로켓배송으로 제공되지 않고 있다"며 "직매입 카탈로그와 로켓그로스(FLC)의 결합이 이러한 격차를 크게 해소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자동화와 AI 역시 핵심 투자 영역으로 제시했다. 그는 "물류와 배송 네트워크 등 모든 서비스에 걸친 자동화와 AI 도입은 서비스 수준을 높이는 동시에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며 향후 고객 경험 향상과 마진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장사업 부문에서는 대만 사업을 주요 축으로 언급했다. 김 의장은 "대만에서는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며 "익일 배송을 보장하는 자체 라스트마일 배송 네트워크가 현재 대부분 물량을 커버하고 있고 범위도 계속 확장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대만 로켓배송 서비스가 아직 초기 단계지만 고객 반응은 긍정적이며, 고객 유지율도 한국에서 프로덕트 커머스 사업을 키우던 초기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쿠팡의 올해 1분기 매출은 85억400만달러, 원화 기준 약 12조459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79억800만달러보다 8% 증가한 수치다. 반면 영업손실은 2억4200만달러, 원화 기준 약 354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억540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거랍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분기 실적에는 개인정보 사고 영향이 반영됐으며, 이는 앞서 제시한 목표치인 5~10% 성장률 범위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또 "핵심 사업은 지속적으로 견고해졌고, 향후 프로덕트 커머스에 대한 영향은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팡은 2분기 연결 매출이 고정환율 기준 약 9~1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개인정보 사고에 따른 단기 요인이 이어지면서 연결 기준 조정 EBITDA(상각전영업이익) 마진은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