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후폭풍으로 올해 1분기 35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네이버(NAVER(035420))가 커머스 서비스를 고도화하며 추격 속도를 높이고 있다. 쿠팡은 보상 비용과 일시적인 물류 네트워크 비효율로 수익성이 악화했지만, 네이버는 네이버플러스스토어와 멤버십, N배송 등을 포함한 서비스 부문 성장에 힘입어 1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거뒀다.
쿠팡 모회사 쿠팡Inc가 6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분기 연결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은 2억4200만달러(약 3545억원)로 집계됐다. 2021년 4분기 이후 약 4년 3개월 만의 최대 분기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85억400만달러(약 12조4597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8% 늘었다. 외형 성장은 이어졌지만, 증가율은 2021년 뉴욕증시 상장 이후 처음으로 한 자릿수에 그쳤다. 기존 최저 분기 매출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14%였다.
반면 네이버는 매출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네이버의 올해 1분기 매출은 3조2411억원, 영업이익은 54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3%, 7.2% 증가했다. 분기 매출이 3조원을 넘어선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며, 영업이익도 1분기 기준 사상 최대다.
특히 쇼핑·멤버십 등 커머스를 포함한 서비스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6% 늘어난 4349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플러스스토어, 멤버십, N배송 등으로 이어지는 커머스 생태계가 안착하면서 쿠팡 이탈 고객 일부를 흡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쿠팡의 성장세 둔화는 지난해 말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고객 이탈과 운영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다. 쿠팡이 이날 발표한 1분기 활성 고객은 약 2390만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2% 늘었지만, 지난해 4분기 2460만명과 비교하면 70만명(약 2.8%) 감소했다.
이는 '탈팡'(쿠팡 탈퇴) 움직임이 확산한 탓으로 풀이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쿠팡은 정보 유출 사고 이후 관련 조사와 점검 대응이 이어지면서 일정 기간 경영과 업무 운영에 부담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쿠팡의 성장 둔화와 수익성 악화가 이어질 경우 네이버와의 점유율 격차가 더 좁혀질 수 있다고 본다. 거래액 기준으로는 양사의 격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총거래액은 쿠팡 55조861억원, 네이버 50조3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를 국가데이터처가 집계한 2024년 온라인쇼핑몰 거래액 242조원 기준으로 환산하면 시장점유율은 쿠팡 22.7%, 네이버 20.7% 수준이다.
◇ 쿠팡 로켓배송에 맞서는 네이버 N배송
네이버는 쿠팡의 로켓배송에 대응해 N배송 비중을 높이며 배송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N배송은 상품별 도착 가능 시점과 배송 옵션을 세분화해 소비자가 네이버 쇼핑 안에서 빠른 배송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오늘배송, 내일배송, 일요배송, 새벽배송, 희망일배송 등으로 세분화해 운영되고 있다.
네이버는 현재 20% 미만인 N배송 권역을 올해 25%까지 확대하고, 3년 내 50% 이상으로 늘린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물류 설비 등에 대한 직접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네이버 멤버십과 연계한 무제한 무료배송 도입도 준비 중이다.
네이버는 컬리와의 협업을 통해 신선식품 배송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양사는 지난해 4월 전략적 제휴를 맺은 뒤 같은 해 9월 네이버플러스스토어에 온라인 장보기 전문관 '컬리N마트'를 열었다. 현재 컬리 물류 자회사 컬리넥스트마일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브랜드스토어 상품의 샛별배송도 맡고 있다.
또 네이버는 컬리가 추진하는 33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발행 예정 신주 전량을 인수하기로 했다. 이번 투자로 네이버의 컬리 지분율은 6.2%로 확대되며, 양사 간 전략적 협력 관계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물류센터와 직매입 재고를 기반으로 성장해온 만큼 수요가 둔화하면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네이버는 플랫폼 수수료 모델을 바탕으로 N배송을 확대하고, 컬리와의 협업으로 신선식품 배송까지 보강하고 있어 쿠팡을 향한 추격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