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의 황금연휴가 겹쳤다. 때마침 인천공항에 새로 자리를 잡은 현대면세점과 롯데면세점은 첫 경쟁을 벌이게 됐다. 신세계면세점도 전열을 가다듬고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일본은 지난 4월 29일 쇼와의 날부터 오는 6일까지 헌법기념일 대체 휴일이 이어진다. 중국은 1일부터 5일까지 노동절 연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5월 초 황금연휴 기간에 약 20만 명의 중국과 일본 관광객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롯데·신세계면세점은 다양한 방식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잡기 위한 행사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번에 인천공항으로 복귀한 롯데면세점과 현대면세점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인천공항 복귀 후 첫 성적표를 받게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17일부터 DF1(화장품·향수·주류·담배) 구역 영업을 시작했다. 인천공항을 떠난 지 약 3년 만의 복귀다. 올해 인천공항점 기준 매출 목표는 6000억원 이상이다. 현대면세점은 지난달 28일부터 DF2(DF1과 품목 동일) 구역 영업을 개시했다. 기존 DF5·DF7(명품·패션·잡화)과 더해 인천공항 6개 면세 구역 중 3개를 운영하는 최대 사업자로 올라섰다. 인천공항 점포 기준 연 1조원 이상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면세점들의 전략은 과거 대비 좀 더 다양해졌다. 이전에는 구매 금액에 따라 할인 폭을 늘리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항공권 예약부터 숙박, 구매, 콘텐츠를 모두 묶어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관광객 유치 협력에 나섰다. 롯데면세점은 최대 121달러 할인 쿠폰과 골드 등급 멤버십 업그레이드 등이 포함된 파라다이스시티 투숙객 전용 쿠폰북을 증정한다. 반대로 파라다이스시티는 롯데면세점 고객에게 프리미엄급 숙박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국에 오는 관광객이 파라다이스시티에 머물면서 동시에 롯데면세점을 찾게 하는 전략이다.
콘텐츠도 강화했다. 일본인 관광객들을 위해선 일본의 선물 문화에서 아이디어를 따온 '오미야게' 패키지를 선보였다. 이는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이 지인이나 동료에게 선물하기 좋게 구성한 맞춤형 기념품 세트다. 나전칠기 자개 향수, 전통 약과 등 한국의 전통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케이(K)콘텐츠 상품들로 구성돼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메리어트호텔, 캐세이퍼시픽, 싱가포르항공 등과 손잡고 마일리지 적립, 숙박 할인을 제공한다. 이번 황금연휴 기간에 10주년을 맞아 특별 세일도 진행한다. 오는 10일까지 온라인몰과 명동점에서만 최대 반값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구매 혜택에 체험 요소도 더했다. 300달러 이상을 소비하면 신세계인터내셔널 뷰티 브랜드 상품으로 구성된 '럭키 패키지'를 증정한다. 연작, 스위트퍼펙션, 비디비치 등 다양한 상품을 경험할 수 있다.
체류·체험형 매장도 강화했다. 명동점에 한국 전통 식품·디저트를 풀어낸 '테이스트 오브 신세계'와 K팝 굿즈·미디어 체험을 묶은 'K웨이브존'을 꾸렸다. K콘텐츠에 빠져든 이들이 한국을 찾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면세 쇼핑과 한국 콘텐츠 체험을 묶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대면세점은 매대 진열부터 손봤다. 명품·패션부터 화장품(뷰티)·주류까지 묶어 고가 제품 비중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객단가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한정판 상품도 강화했고, K뷰티 40여개 브랜드를 모은 'K코스메틱존'을 전면에 배치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현대면세점은 한정판 상품이 아니라면 구성이라도 다르게 접근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황금연휴는 면세점의 2분기 매출을 가늠할 중요한 시기로 꼽힌다. 1분기엔 광화문에서 열린 BTS 콘서트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을 얼마나 사로잡았는지 여부에 따라 실적 차이가 나타났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면세점 구매 인원은 245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했다. 외국인 구매객은 108만명으로 28.7% 늘며 회복세를 이끌었다. 매출은 1조825억원으로 전월 대비 12.5% 증가해 1조원대를 회복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BTS 효과로 1분기 판매액이 예외적으로 오른 상황이라 2분기에도 이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면서 "면세점과 백화점을 동시에 가진 유통사 중심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잡아두기 위한 경쟁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