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은 신세계면세점(신세계디에프)이 과거의 확장 전략에서 수익성 위주의 경영 방침으로 선회하며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앞두고 있습니다. 업계 후발주자인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10년간 명동과 인천공항, 강남 등 핵심 거점을 중심으로 외형을 키우며 존재감을 확대해 왔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를 계기로 면세 업황이 악화하자 강도 높은 사업 구조 개편을 단행했고, 앞으로 점유율 경쟁보다는 핵심 점포와 수익성 중심의 경영 체제를 구축한다는 목표입니다.

신세계면세점 본점 전경. /신세계면세점 제공

21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의 면세 사업 출발은 지난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해 신세계그룹은 조선호텔을 통해 파라다이스면세점 지분 81%를 931억원에 인수했고, 2013년 부산 인터넷면세점을 열며 면세 사업 운영 경험을 쌓았습니다. 그러나 당시 국내 면세시장은 1980년 출범한 롯데면세점과 1986년 출범한 신라면세점이 양분하고 있어, 신세계는 존재감이 크지 않은 후발주자에 머물렀습니다.

신세계면세점의 본격적인 출발점은 2015년입니다. 신세계그룹은 그해 4월 면세 사업 전문 법인 신세계디에프를 설립하고, 같은 해 9월 인천공항점 문을 열며 오프라인 면세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2015년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 경쟁에도 참여한 신세계면세점은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 일부를 면세점으로 활용하겠다는 강수를 던지며 사업권을 따냈고, 2016년 명동점을 열어 도심 거점을 확보했습니다. 이와 함께 부산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몰에도 오프라인 면세점을 갖췄습니다.

이후 신세계면세점은 2018년 인천공항 제2터미널점, 강남점을 잇달아 출점하며 공항과 도심을 연결하는 점포망을 구축합니다. 후발 주자였던 만큼 전국 단위의 점포 확대보다는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많고 객단가가 높은 핵심 상권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한 것입니다. 이 같은 확장에 힘입어 신세계면세점 매출은 2016년 3101억원에서 2017년 1조1647억원, 2018년 2조1897억원, 2019년 3조3057억원으로 가파르게 늘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를 거치며 국내 면세 업황은 크게 악화했습니다. 엔데믹 이후 국제선 수요는 회복됐지만, 다이궁(중국 보따리상)과의 거래에 의존해 온 국내 면세 업계의 사업 구조가 휘청였습니다. 동시에 면세점의 주 소비층이자 객단가가 높은 소비자군인 중국인 단체 관광객 발길은 끊겼고, 공항 등 매장 임차료로 대표되는 고정 비용 지출은 지속됐습니다.

그래픽=정서희

2023년 계약을 통해 확보한 인천공항 DF2(주류·담배) 구역 사업권도 걸림돌이 됐습니다. 당시 신세계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공항 이용객 수에 연동해 인천공항공사 측에 임대료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운영권을 확보했습니다. 그러나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패턴 변화와 구매력 감소 등으로 공항 이용객 증가에 비해 면세점 소비가 늘지 않자, 매달 60억~80억원 규모의 적자가 지속됐습니다.

실제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면세점 매출액(기내 판매 제외)은 12조534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9% 줄었습니다. 이는 2016년 이후 최저치입니다. 코로나19 이전 정점을 찍었던 2019년(약 24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신세계면세점은 2024년 말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단행했고, 지난해 1월 부산점을 폐점했습니다. 또 작년 10월에는 인천공항 DF2구역 사업권까지도 반납했습니다.

이처럼 최근 2년간 사업 구조를 대폭 개편한 신세계면세점은 명동점과 인천공항 DF4(패션·부티크) 권역 등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높은 핵심 점포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확장 기조에서 수익성 위주로 경영 방침을 바꾼 것입니다.

외국인 모델들이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K-WAVE 존'에서 BTS 굿즈를 살펴보는 모습. /신세계면세점 제공

김현철 신세계디에프 영업·마케팅총괄은 최근 영국의 면세 유통 전문지 무디데이빗리포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더 이상 시장점유율이라는 구시대적 지표만으로 경쟁을 평가하지 않겠다"며 "콘텐츠 중심의 큐레이션, 차별화된 럭셔리 브랜드 운영 방식, 차별화된 제품 제공을 통해 신세계면세점만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강도 높은 사업 개편을 단행한 신세계면세점이 올해 2분기부터 흑자 전환할 것으로 추정합니다. 연간 누적 영업이익이 4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배송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신세계면세점은 4월 하순 이후 인천공항 DF2에서 철수하면서 지난해 6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공항점 적자 대부분이 제거된다"며 "최근 중국인 수요 회복과 더불어 유의미한 영업이익 반등이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