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부터 커피빈까지...
1세대 커피 프랜차이즈로 이름을 날렸던 회사들의 작년 영업이익이 일제히 감소했다. 반면 디저트로 승부를 보거나 고급 원두를 사용한 커피 프랜차이즈는 수익성이 개선됐다. 유통업계에서는 적당한 수준의 커피와 아늑한 공간만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의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는 뜻이라고 해석한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스타벅스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4.5% 증가한 3조2380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영업이익은 1730억원으로 전년 대비 9.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스타벅스와 어깨를 견줬던 커피빈코리아의 매출은 6.1% 감소하고, 영업 적자 규모가 확대했다. 커피빈코리아의 매출은 1434억원, 영업 적자는 33억원이었다.
중저가커피 시장 분위기도 비슷했다. 한 때 성장세로 스타벅스와 함께 이름이 오르내렸던 이디야커피는 지난해 영업이익 96억원으로 전년도와 같았다. 매출은 전년 대비 1.3% 감소한 2387억원이었다. 더벤티커피의 매출은 4.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반면 성장을 이어간 곳도 있었다. 디저트에 힘을 준 투썸플레이스가 대표적이다. 2023년 7월 문영주 대표가 취임하고 펼친 디저트 특화 전략이 성장 동력이었다. 시그니처 케이크 '스초생'(스트로베리 초콜릿 생크림 케이크)이 인기를 누리고 '과일생'(과일 생크림 케이크)과 떠먹는 '아박'(아이스박스 케이크)이 연달아 성공했다.
투썸플레이스 관계자는 "문 대표는 취임 후 원가 구조를 뜯어보고 커피만으로는 승부를 볼 수 없겠다고 판단해 디저트로 승부를 보자고 했다"며 "그 판단이 맞았다"고 했다.
아울러 스페셜티 커피(Specialty Coffee) 프랜차이즈도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셜티 커피란 생산지와 품종, 가공 방식이 명확하고 스페셜티커피협회(SCA) 평가에서 80점 이상을 받은 고품질 커피다. 독특한 향과 산미, 깔끔한 뒷맛이 특징이다. 소비자가 산지와 생산 정보를 알 수 있다.
텐퍼센트커피가 대표적이다. 텐퍼센트커피는 2017년 부산에서 출발한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 프랜차이즈다. 테이크아웃 카페는 주로 저가 커피 중심으로 형성됐는데, 텐퍼센트커피는 상대적으로 높은 품질을 앞세운 원두로 승부를 봤다. 지난해 텐퍼센트커피의 매출액은 673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61.8%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47.7% 증가한 65억원을 기록했다.
스페셜티 커피를 제공하는 블루보틀코리아도 오랜만에 성장세를 기록했다. 작년 매출액 386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액이 24%가량 늘었고 영업이익은 약 67% 증가한 4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블루보틀코리아의 영업이익이 가장 많았던 2021년과 비교하면 부족한 성적표다. 당시 매출액은 201억원, 영업이익은 26억원이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블루보틀은 한때 'MZ의 성지'라고 불릴 정도로 인기가 좋았던 커피 프랜차이즈였지만, 스페셜티 원두 비용이나 임대료 등의 고정비를 감당하기엔 회전율이 높지 않았다"며 "바닥을 찍고 다시 올라섰다는 정도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했다. 블루보틀 코리아의 영업이익이 가장 적었던 때는 2023년으로 당시 영업이익은 1억9000만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1세대 커피 프랜차이즈들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디야는 해외 진출로 성장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디야는 동남아시아와 북미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2023년에 괌 1호점을 열었고 말레이시아와 라오스 등으로도 진출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베이커리 제품을 강화하고 텀블러와 머그컵 등의 상품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이런 상품 매출은 전체 스타벅스코리아 매출의 10% 수준이지만, 이를 통한 집객 효과가 좋다. 스타벅스가 출시하는 한정판 텀블러나 머그컵은 출시 당일에 전부 판매되는 경우가 많고, 이를 사기 위해 방문하는 이들도 많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그저 그런 맛의 커피와 중간 이상의 편안한 분위기를 제공하는 카페는 이제 많다"며 "커피 맛이 매우 신선하고 좋거나 커피와 함께 먹을 디저트가 특별히 맛있어야 소비자가 찾는 시대가 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