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가 운영하는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 29CM가 가구업계 전반의 성장 둔화에도 이구홈(29CM HOME)의 거래액을 빠르게 확대하며 업계 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확장 전략이 성과를 내면서, 홈·리빙 사업이 패션에 이은 29CM의 새 성장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관련 업계의 강자로 꼽히는 오늘의집을 비롯해 최근 신세계(004170)그룹의 W컨셉도 홈·리빙 분야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어, 이구홈을 둘러싼 경쟁 환경은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9일 29CM에 따르면 올해 1~2월 이구홈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늘었다. 3월 거래액은 이사·혼수 수요가 몰리며 전년 대비 101% 증가했다. 올해 1분기 기준 이구홈 구매 고객 수도 플랫폼 출시 초기인 2년 전보다 2배 수준으로 늘었다.
이 같은 성장세는 가구·인테리어 시장의 둔화 흐름과 대비된다. 국가데이터처가 이달 초 발표한 '2026년 2월 온라인 쇼핑 동향'에 따르면 전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2조5974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5.9% 늘었으나, 온라인 가구 거래액은 4863억원으로 7.2% 감소했다. 주택 거래 둔화와 이사 수요 위축, 소비 심리 악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시장 둔화에도 이구홈이 성장을 이어간 배경으론 29CM 특유의 큐레이션 전략이 꼽힌다. 이구홈은 초기부터 해외 프리미엄 디자인 가구,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중심의 선별 입점 구조를 유지하며 카테고리를 확장해 왔다. 가격 경쟁보다는 브랜드 정체성과 공간 맥락, 취향 제안에 초점을 맞췄다.
최근에는 플랫폼 영향력이 커지면서 국내 가구 브랜드의 입점도 빨라지고 있다. 이구홈은 퍼시스(016800)그룹의 알로소·일룸, 신세계까사의 까사미아, 한샘(009240) 등 국내 주요 가구 업체를 모두 입점사로 확보했다. 지난해 말 기준 이구홈에 입점한 국내 주요 가구 브랜드 수는 2023년과 비교해 8배 이상 늘었다.
이구홈은 온라인에서 반응이 검증된 브랜드를 오프라인 핵심 상권으로 옮겨 고객 접점을 넓히는 O4O(Online for Offline) 전략도 추진 중이다. 첫 오프라인 매장인 '이구홈 성수'는 지난해 6월 문을 연 뒤 6개월 만에 누적 방문객 62만명을 돌파했다. 전체 방문객의 80% 이상은 2030 세대로 집계됐다. 이구홈은 현재 더현대 서울점, 이구홈 성수 2호점을 차례로 열고 오프라인 거점을 확대 중이다.
이구홈 성장에 힘입어 29CM의 전체 외형도 커지고 있다. 29CM는 지난해 10월 기준 연간 거래액 1조원을 넘어서며 전년보다 1조원 돌파 시점을 한 달 앞당겼다. 최근 4년간 연평균 거래액 성장률은 40%에 달했다.
◇ 패션 이어 홈·리빙 육성… 경쟁 심화 속 지속 성장은 과제
29CM는 올해 이구홈을 여성 패션과 함께 핵심 성장 축으로 육성하고,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통합 비즈니스 전략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집 꾸미기에 적극적인 1~2인 가구와 감각적인 인테리어를 선호하는 신혼부부, 40대 이상 고관여 고객까지 수요층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치열해지는 홈·리빙 플랫폼 경쟁 속에서 이구홈이 성장세를 장기적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는 과제로 꼽힌다. 이구홈은 브랜드 큐레이션과 오프라인 편집숍 경험에서 강점을 보여 왔지만, 서비스 범위와 대중적 외형 확대 측면에서는 여전히 보완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력한 경쟁 상대로 꼽히는 오늘의집은 콘텐츠와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최근 인테리어 시공, 이사, 청소, 설치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종합형 홈 플랫폼으로 외연을 크게 넓혔다.
신세계그룹의 W컨셉도 홈·리빙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W컨셉은 지난달 신세계까사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JAJU)를 입점시키고 홈·패브릭·주방용품 등 3000여 종을 선보이며 카테고리 확장에 나섰다.
29CM 관계자는 "취향에 맞는 브랜드라면 가격대가 있더라도 과감히 소비하는 고객 수요가 분명히 존재한다"며 "앞으로도 이구홈을 통해 감도 높은 브랜드와 고객을 연결하고,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