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훠궈 전문점 '하이디라오'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일부 매장에서는 대기 번호가 300번을 넘기고, 입장까지 2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는 데도 대기를 감수하는 소비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이디라오 코리아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50.9% 증가한 1177억원으로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5.3% 증가한 202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3년간 실적이 꾸준히 좋아지고 있다.
이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25 외식업체 경영 실태' 조사 결과와는 다르다. 국내 3138개 외식업체를 대상으로 한 이 조사에 따르면 2024년 외식업체 1곳당 연평균 매출액은 2억5526만원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률은 2023년 수치(8.9%)보다 소폭 하락한 8.7%로 집계됐다.
관련 업계에서는 하이디라오의 성장 배경에 재미와 환대 두 가지 요인이 있다고 보고 있다. 우선 하이디라오에선 재미있게 한 끼를 먹을 수 있다는 이미지가 생겼다. 하이디라오를 자주 방문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쇼츠(짧은 콘텐츠)로 공유되는 요리법(레시피)이다. 연예인 등 인플루언서들이 자신만의 소스 레시피를 공유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하이디라오를 자주 찾는 대학원생 조소운(25)씨는 "나도 한번 똑같이 만들어서 먹어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발동하고, 또 나만의 소스도 만들어보고 친구들과 나눠 맛보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다"고 했다.
다양한 식자재가 주는 재미도 있다. 돼지고기·소고기·양고기 등 육류부터 메기살·대구살 등 해산물까지 맛볼 수 있다. 여기서도 재미를 결정하는 것은 다양한 조합이다. 최근에는 두유피를 살짝 담갔다가 우삼겹을 싸서 다시 익혀 먹는 조합이 인기다. 자유롭게 샐러드바를 활용할 수도 있다. 기본 육수에 방울토마토를 추가해 토마토 육수를 직접 만들어 먹거나, 생계란으로 계란면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하이디라오의 '환대(hospitality)' 전략도 차별화 포인트다. 매장에서는 생일 고객을 위한 이벤트와 면 쇼 등 다양한 퍼포먼스가 진행된다. 생일 팔찌를 차고 있으면 매장 내 떡과 조각케이크 등으로 작은 케이크를 만들고 축하 노래를 불러준다. 직원들이 소비자에게 적극적으로 메뉴를 추천하거나 이를 맛보도록 재량껏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하이디라오 관계자는 "새 식자재와 조리법을 맛본 소비자들은 결국은 또 맛보러 찾아온다"고 했다.
단골 관리도 철저하다. 일정 금액 이상을 적립해 다이아 등급으로 올라가면 전담 매니저와의 카카오톡 채팅방이 생기고 예약이 자유로워진다. 식음료(F&B) 업계 관계자는 "단순한 식사를 넘어 '대접받았다'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했다.
대학원생 최세은(25)씨는 "다른 식당에서 무제한이라고 하더라도 샐러드바를 너무 자주 이용하면 눈치를 줄 법도 한데, 여기에서는 그렇지 않고 '그렇게 먹으면 맛있겠다'며 매니저들도 함께 좋아해 준다"며 "평균 2만~3만원 정도는 쓰고 나온다"고 했다.
하이디라오가 이렇게 운영될 수 있는 것은 이 프랜차이즈가 식품 기업에 가깝기 때문이다. 소스와 육수, 반가공 식재료를 주방에서 조리하지 않고 대규모로 공급받는다. F&B업계 관계자는 "대량 구매로 원가를 낮출 수 있고, 조리인원이 필요하지 않아서 주방 인건비도 크지 않다"며 "게다가 서비스가 많아 보이지만 모든 소비자가 동일하게 누리는 것이 아니고 상황에 따라 직원 재량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비용 통제가 가능하다"고 했다.
이 같은 하이디라오의 전략은 국내 외식업계 분위기와는 거리가 있다. 최근 국내 외식업계는 아주 비싼 식당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식당으로 나뉘고 있다. 이랜드 그룹에서 운영하는 뷔페 애슐리 등은 가성비를 따지는 이들이 찾는 곳이고, 다른 한쪽에서는 20만~30만원에 육박하는 파인다이닝이 자리 잡고 있다. 그 사이 가격대의 식당은 생존을 위한 비용효율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런 분위기는 소비자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져서 반찬 리필도 마음이 편치 않을 수 있는데, 하이디라오는 이런 불편함에서 해방되는 느낌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김현수 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글로벌경영학과 객원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하이디라오 경쟁우위 지속성에 대한 함의' 논문에서 "하이디라오는 질 높은 재료와 철저한 위생관리의 기반 위에서 소비자의 기대를 초월한 감동과 만족을 시켜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하이디라오 성장과 함께 다양한 중국 외식 브랜드들이 한국으로 밀려오고 있다. 마라탕·마라샹궈 전문점 탕화쿵푸나 밀크티 브랜드 차백도가 대표적이다. 탕화쿵푸코리아의 매장은 2022년 237곳에서 2024년 494곳으로 늘었다. 차백도는 해외 매장 40개 중 18개를 한국에서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