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마트 2강인 이마트(139480)와 롯데마트의 해외 시장 공략법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습니다. 이마트는 현지 유통사에 브랜드 운영권을 제공하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여러 국가로 보폭을 넓히는 반면, 롯데마트는 베트남·인도네시아에서 직접 점포를 운영하는 직진출 전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과거 해외 사업에서 축적한 경험과 성과가 서로 달랐던 만큼, 두 회사의 해외 확장 공식도 다르게 굳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달 31일 태국 방콕 '센트럴 방나'에 각종 생활용품과 즉석 조리(델리) 식품을 판매하는 소매점 형태로 노브랜드 1호점을 열었습니다. 한국 유통업체가 태국 시장에 오프라인 매장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마트가 지난달 31일 문을 연 태국 노브랜드 1호점 조감도. /이마트 제공

이마트의 태국 진출은 태국 최대 유통 기업 센트럴그룹 산하의 센트럴 푸드 리테일과 체결한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통해 이뤄졌습니다. 마스터 프랜차이즈는 가맹 사업자가 현지 기업과 계약한 후 가맹 사업 및 브랜드 운영권을 라이선싱하는 방식입니다. 가맹 사업자는 투자 부담과 규제 리스크를 낮추면서 브랜드와 상품을 수출할 수 있고, 현지 기업은 검증된 유통 모델을 들여와 사업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마트는 앞서 2024년 12월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에서도 현지 파트너와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 형태로 노브랜드 1호점을 열었고, 최근 4호점까지 확대했습니다. 몽골에서도 현지 유통업체 알타이그룹과의 협업을 통해 6개 매장을 운영 중입니다. 필리핀에서도 2019년 현지 유통업체 로빈슨스리테일과 협업해 노브랜드가 진출했고, 최근까지 11개 매장을 운영해 왔습니다. 편의점 계열사 이마트24도 2021년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2024년 캄보디아, 2025년 인도에 각각 마스터 프랜차이즈 형태로 진출했습니다.

이마트가 해외 진출 과정에서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을 추구하는 배경으로는 과거 직진출의 시행착오가 꼽힙니다. 이마트는 1997년 중국 상하이에 진출했고, 2010년 한때 매장을 26곳까지 늘렸습니다. 그러나 현지화 실패 등으로 손실이 누적되면서 매장을 점차 줄여 나갔고, 2017년 사드 보복을 계기로 남은 6곳의 매장까지 철수하며 20년 만에 중국 사업을 완전히 철수했습니다.

이마트는 베트남에도 2015년 직진출 했으나, 현지 규제 등으로 매장을 쉽게 늘리지 못했습니다. 결국 이마트는 2021년 현지 기업 THACO에 법인 지분을 넘기고 프랜차이즈 형태로 전환했습니다. 투자 부담과 규제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PB(자체 브랜드) 상품, 운영 노하우를 수출할 수 있는 구조로 방향을 튼 셈입니다.

반면 롯데마트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직진출 방식으로 유통 사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롯데마트는 2008년 호찌민에 남사이공점을 열고 베트남 사업을 본격화했습니다. 같은 해 인도네시아에서도 네덜란드계 대형 마트 체인점 마크로(Makro)의 점포 19곳을 약 3600억원에 인수하며 사업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롯데마트는 이후 현지 점포망과 물류, 상품기획(MD) 역량을 누적해 왔고, 최근에는 K푸드와 신선식품, 즉석조리식 강화 전략을 통해 사업을 확장 중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 해외 점포는 베트남 15개, 인도네시아 48개 등 총 63개에 달합니다.

베트남 롯데마트 하노이센터점 매장 입구 전경. /롯데마트 제공

롯데마트의 진출 국가는 2개로 적지만, 각 국가에서 사업 규모를 꾸준히 키우고 있습니다. 롯데마트의 지난해 해외 매출은 1조5461억원, 영업이익은 49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3%, 3.6% 늘었습니다. 직진출 모델이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굳이 프랜차이즈로 전환할 유인이 크지 않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방식은 다르지만, 두 회사 모두 올해 해외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입니다. 이마트는 태국 노브랜드 1호점 개점을 발판으로 동남아 시장에서 브랜드와 PB 상품 확산을 이어갑니다. 롯데마트는 올해 하반기 베트남 신규 점포 2곳을 추가로 열고, 인도네시아에서는 도·소매를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매장 전환을 확대한다는 구상입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 오프라인 시장이 침체되면서, 이마트와 롯데마트 모두 해외 사업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 필요가 있다"며 "단순한 외형 확장을 넘어 상품 수출과 브랜드 인지도 제고, 수익원 다변화 측면에서도 해외 사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