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은 1분, 탈퇴는 10분.'
쿠팡 고객 계정 3370만개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면서 소셜미디어(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쿠팡 회원 '탈퇴 인증'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쿠팡은 회원 가입 과정과 달리 탈퇴 과정이 복잡해 여론을 자극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쿠팡 회원 탈퇴 움직임이 일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본 이용자들은 쿠팡 계정 자체를 해지하거나 '와우 멤버십' 해지, 결제 카드 정보 변경, 간편결제 비밀번호 변경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실제로 탈퇴하려면 자사앱을 이용해도 PC버전으로 이동해야 한다. 기자가 탈퇴를 시도해 보니 쿠팡앱에서는 개인페이지, 설정페이지 등을 확인했지만 '회원 탈퇴' 메뉴를 찾을 수 없었다. 고객센터에 들어가 질의응답(FAQ) 리스트 중 '[가입/탈퇴] 회원 탈퇴는 어떻게 하나요?'라는 질문을 찾아 탈퇴 방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쿠팡앱에서 탈퇴하는 데 ▲마이쿠팡 ▲회원정보 수정 ▲PC 버전으로 이동 ▲본인 확인 ▲이용 내역 확인 ▲설문조사 등 크게 6단계의 절차를 거쳐 10분가량의 시간이 걸렸다. 각 절차 사이에는 탈퇴를 만류하는 각종 안내문 확인과 와우 멤버십 해지, 앱과 PC버전 이동 등의 추가 절차가 있다. 반면 회원가입은 이용약관 동의 등을 거쳐 이름, 이메일, 휴대전화번호만 입력하면 바로 완료돼 1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탈퇴 과정이 복잡하다는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탈퇴가 복잡해 포기했다' '부모님 탈퇴를 대신 해줬다'는 등의 반응이다. 쿠팡 와우멤버십 회원을 5년 동안 유지한 박모(55) 씨는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안내 문자를 받고 회원 탈퇴를 하려고 했으나 탈퇴 방법을 찾는 데 한참 걸렸다"며 "그마저도 PC버전으로 이동해야 하는 등 복잡해 그냥 포기했다"고 했다.
이처럼 회원탈퇴를 어렵게 하는 환경은 '다크패턴'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다크패턴은 UI·UX 설계 과정에서 사용자 행동을 특정 방향으로 유도하는 방식이다. 회원탈퇴·구독 해지 어렵게 만들기, 주요 정보 숨기기, 과도한 개인정보 요구 등이 이에 해당한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이달부터 내년 4월까지 주요 앱 서비스에 대한 다크패턴 전수 모니터링을 실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쿠팡 측은 쿠팡을 사칭하는 전화, 문자 등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부탁한다는 안내 외 별다른 공지를 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