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에 사용되는 합성 니코틴을 규제·과세 대상에 포함하는 '담배사업법 개정안'이 지난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다만 일각에선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 국회 본회의 통과 여부가 주목된다.

지난해 11월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합성 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 규제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청소년지킴실천연대 제공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법사위는 전날 전체회의를 열고 지난 12일 계류시켰던 담배사업법 개정안을 기획재정부가 제시한 수정안으로 의결했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합성 니코틴(연초가 아닌 화학물질로 제조된 니코틴) 제품으로 현행법상 담배로 규정되지 않아 규제가 적용되지 않은 상태로 유통되고 있다. 이는 온라인과 무인자판기를 통한 판매도 가능해 청소년 흡연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합성 니코틴 규제 논의는 2016년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일부 전자담배 업계에서 소상공인 피해를 이유로 반발하면서 진척이 더뎠다.

이번 개정안은 담배의 정의를 기존 천연 니코틴의 원료인 '연초의 잎'에서 '연초 또는 니코틴'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따라 전자담배도 규제·과세 대상에 포함된다. 이번 개정안은 12월 9일 정기국회 내 본회의 통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앞서 12일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일부 법사위 위원들은 합성 니코틴뿐만 아니라 유사 니코틴도 유해성 검증이 필요하다며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사 니코틴은 니코틴과 화학 구조가 비슷하지만 법적으로 니코틴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인체 유해성 논란이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니코틴 포함 여부로 담배를 정의하면 유사 니코틴 등의 규제가 어렵고 이를 악용한 마약 혼합 액상 등의 규제도 어려워 규정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유예 기간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었다.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니코틴이나 첨가제는 유통 기한이 없어 제조사가 개정안 공표와 시행일 사이 6개월의 유예 기간에 대량 제조해 반출하면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를 보완해 공표 후 법 시행 유예 기간을 4개월로 단축하고 법안 시행 이후에도 유해성 검사를 시행하겠다는 내용을 개정안에 추가했다.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재고가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시행 유예 기간을 4개월로 줄였다. 유사 니코틴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소관이다. '약사법'과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률' 등 유사 니코틴을 규제하기 위한 법안이 이미 국회에 제출돼 있다"고 했다.

김현숙 대한금연학회 회장은 "법안이 법사위를 통과한 점은 다행이지만 아직 유사 니코틴 등의 문제는 남았다. 개정안을 시행하면 반드시 규제·과세를 피하기 위한 유사 니코틴이 더 많이 유통될 것"이라며 "이른 시일 내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 법사위 소속 의원실 관계자는 "유예 기간 반출 문제나 유사 니코틴 관련 규제 등에 대한 보완이 급하다고 경고했지만, 이번 개정안 처리 자체가 더 급하다는 분위기라 우선 통과됐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입법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부작용이나 미흡한 점에 대한 보완을 정부에 강하게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