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는 7일 일부 대기업 협력사의 과도한 요구로 인해 2차 협력사와 농축산 농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한국농축산연합회의 협조를 촉구했다.

지난 3일 한국농축산연합회(22개 농축산 단체 소속)가 “홈플러스 대금 정산 지연으로 농축산업계 피해가 확대되고 있다”는 성명을 발표하자, 홈플러스는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점포의 모습./뉴스1
사진은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점포의 모습./뉴스1

영세 2차 협력사와 농가의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서울우유, 농협경제지주 등 대기업 협력사와 관련 단체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14일 기자간담회에서 “회생 절차로 중단됐던 상거래 채권 변제가 3월 7일부터 순차 진행 중이다. 모든 채권을 한꺼번에 지급할 수 없어 영세업자와 소상공인 대금을 먼저 갚고, 대기업은 6월부터 분할 상환하겠다”고 밝혔다. 이 일정은 모든 협력사에 공유됐다.

그러나 서울우유 등 일부 대기업 협력사는 “회생채권 전액을 즉시 지급하라”거나 “물품 대금을 현금으로 선납하라”고 요구했다.

홈플러스가 이를 수용하지 못하자 납품을 중단하거나 거래 규모를 줄였다. 농축산물 관련 대기업은 2차 협력사와 농가로부터 원료를 공급받는데, 납품 축소로 이들의 물량이 감소하며 피해가 2차 협력사로 전가되고 있다.

홈플러스는 서울우유에 “소상공인 대금 지급 완료 후 6월부터 회생채권을 분할 변제하겠다”는 계획을 전달했으며, 공익채권은 현재 정상 지급 중이다. 서울우유는 현금 선납을 고집하며 지난달 20일부터 납품을 중단했다. 이로 인해 원유를 공급하는 축산 농가의 처리 물량이 줄고, 부자재 납품업체 매출도 감소했다.

농협경제지주는 미지급 회생채권이 없고 대금이 정상 지급되고 있음에도 “불안하다”는 이유로 채권 한도를 대폭 축소했다. 주로 쌀 품목이 영향을 받아 지역 농협의 거래가 줄면서 쌀 농가 수입 감소가 예상된다.

홈플러스는 “2만 명 직원과 수천 농가, 협력업체의 생계가 걸린 상황에서 일부 대기업이 정상화에 협력하기는커녕 자신들 몫만 챙기려 한다.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납품을 끊어 2차 협력사와 농가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우유의 납품 중단은 2주째 이어지며 낙농 농가와 대리점주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홈플러스는 한국농축산연합회가 대기업 협력사를 설득해 줄 것을 요청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함께 노력해 조속히 정상화하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길이다. 연합회의 적극적인 결정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홈플러스 납품중단은 미정산 우려(신용리스크)로 인한 불가피한 결정이다. 농민들 피해 부분을 부각시켜 본질과 다르게 여론을 형성하는 것은 유감이며, 서울우유협동조합은 회생채권을 전액 현금으로 달라는 요구를 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