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상품군을 파는 무신사나 컬리 같은 버티컬 커머스들이 앞다퉈 리빙(Living)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있다. 기존 강자였던 텐바이텐이나 1300K 등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이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로 경쟁력을 잃으면서 트렌드 주도권이 패션 버티컬 커머스로 넘어갔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들이 리빙 카테고리를 강화하는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확산된 집 꾸미기 트렌드가 유지되면서 리빙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서다. 리빙은 특히 상대적으로 높은 객단가와 안정적인 수요로 효자 역할을 한다.
8일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10조원에 불과한 국내 리빙 시장 규모는 2015년 13조원까지 성장해 지난해엔 20조원대 규모에 육박했을 것으로 보인다. 가구 및 인테리어 상품 온라인 거래액은 2023년 연간 약 5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7.4% 증가했다. 올해에는 약 7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리빙 시장 성장세는 팬데믹 이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공간의 질을 높이려는 수요가 증가한 덕이다. 또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이사 수요가 줄고 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소비 패턴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가격대가 높은 대형 가구나 인테리어 공사 대신 가성비 높은 아이템으로 소소하게 집을 꾸미는 수요가 늘어났다.
이에 이커머스도 리빙 카테고리 강화에 나섰다. 특히 이커머스의 경우 패션이나 식품 등 버티컬 플랫폼의 카테고리 확장 경향이 뚜렷하다. 앞서 너나 할 것 없이 뷰티 카테고리에 참전한 것과 같은 양상이다.
리빙 카테고리 제품들은 원가율이 낮고, 보관이 용이해 뷰티와 마찬가지로 신선식품 등 카테고리보다 이윤을 많이 남기기에 적합한 카테고리라서다. 생활소품 등은 상대적으로 고가의 제품이 많아 객단가가 높은 점도 매력적이다. 아울러 기존의 텐바이텐, 1300K 등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이 티메프 사태 등으로 경쟁력을 잃은 것도 지형 변화에 영향을 줬다.
무신사가 운영하는 29CM도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오프라인 플래그십 스토어 ‘TTRS’를 운영 중이기도 하다. 현재 전체 매출의 40% 이상이 라이프스타일에서 나올 정도다.
컬리도 최근 다양한 프리미엄 브랜드를 단독 입점시키는 등 리빙 카테고리를 강화하며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컬리는 2024년 상반기 리빙 카테고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증가했다. 특히, 판매자가 직접 배송하는 제3자 배송 방식의 리빙 상품 매출은 14배 성장해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
W컨셉은 가구·수납, 패브릭, 키친 등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 상품을 모은 ‘홈’ 카테고리를 운영 중이다. 최근 3개월 (2024년 10월~12월) 홈 카테고리 매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2023년 홈 카테고리 매출은 직전 해 대비 10%, 2024년에는 40% 증가하면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객의 취향이 파편화되면서 획일화된 상품을 찾기보다는 개성을 중시하는 ‘나노 취향’이 소비에 반영되고 있다”면서 “팬데믹을 거치면서 가구, 키친웨어, 소품 등에 대한 고객 안목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디자인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