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이 선포됐다가 해제되자 4일 롯데, 신세계, CJ 등 주요 유통기업들은 긴급 점검 회의를 열고 현황을 파악에 나섰다.
롯데 유통군은 이날 오전 김상현 부회장 주재로 임원들이 모여 유통 계열사 전반에 대한 점검 회의를 열었다. 롯데그룹 측은 “계열사별로 회의를 열어 상황을 점검하고 이후 각 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세계그룹도 이날 오전 경영전략실 주재로 각 사 지원 담당이 참석한 긴급 점검 회의를 열고, 대외 환경 불안에 따른 그룹사 전반 사태 파악 및 대응을 논의했다.
CJ그룹은 이날 계열사별로 경영진 회의를 열어 비상계엄 사태 여파가 환율과 주가, 내수 등에 미칠 파장을 논의했다. CJ대한통운은 윤진 한국사업부문대표 주재로 비상 점검 회의를 열어 운영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향후 서비스에 차질이 없도록 대응에 만전을 기할 것을 주문했다.
화장품·식품 등 수출 기업도 사태 파악에 나섰다.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전문기업 한국콜마는 윤상현 부회장 주재로 미국 뉴저지에 있는 북미기술영업센터와 함께 긴급 현안점검 회의를 열었다. 윤 부회장은 전날 미국 일정을 위해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해외 고객사들에서 한국 상황을 걱정하는 문의가 많이 들어왔다”면서 “회의에서 현 상황을 공유하고 차질 없이 업무를 진행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라고 전했다.
서울 용산에 본사가 있는 아모레퍼시픽은 전날 비상계엄이 선언된 후 임직원들의 재택 근무를 검토했으나, 새벽에 계엄령 해제된 후 현재 모든 직원이 정상 근무 중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해외 법인 및 거래처에서 문의가 있기는 하나 운영상의 변화는 없어 평소처럼 근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농심 역시 “해외 거래처로부터 문의가 오고는 있지만, 영업상의 문제는 없는 상황”이라며 “분위기를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작년 기준 농심의 라면 수출액은 4100억원에 이른다.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쿠팡은 이날 새벽까지 비상 대기 운영을 하다, 계엄 해제 후 로켓배송 등을 정상 운영 중이다. 쿠팡은 이날 새벽 2시쯤 사내 이메일 공지를 통해 “비상계엄 및 계엄사령부 포고령(제1호)은 회사 운영 및 경제활동과는 무관하다”며 “회사는 정상적으로 운영되며 임직원 및 협력사 여러분은 평소처럼 일상 업무를 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업계 일각에선 이번 비상계엄 사태로 소비가 더 위축될 거란 우려도 나온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선물 수요가 느는 연말 특수를 맞아 크리스마스 장식 등으로 쇼핑 분위기를 조성했는데, 이번 사태로 소비 심리가 가라앉을까 우려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