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모(32)씨는 이번 주말 상봉동 홈플러스 매장 안에 입점한 다이소 쇼핑 원정을 떠날 계획이다. 평소 잦은 품절 탓에 사지 못했던 물건들을 구입할 생각에 들뜬 이씨는 “화장품이나 캐릭터 굿즈 등 일반 매장에선 구하기 힘든 제품을 잔뜩 구매할 것”이라며 “쇼핑 예산은 최소 10만원”이라고 말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이소가 연이어 대규모 점포를 내고 있다. 지난 4월 홈플러스 상봉점에 약 800평 규모의 대형 매장을 낸 데 이어 8월에는 이마트 의왕점에 약 830평 규모의 매장을 열었다.
다이소는 롯데마트 김해점(약 780평), 스타필드마켓 죽전점(약 400평), 커넥트현대 부산점(약 300평)에 연이어 대형 매장을 출점했다. 마트, 슈퍼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에 입점한 다이소 매장 수는 2020년 253개점, 2021년 258개점, 2022년 266개점, 2023년 290개점으로 증가했다. 이는 다이소 전체 매장 수의 약 20%에 해당된다.
오프라인 유통채널과 다이소의 협업이 이어지는 것은 서로 ‘윈윈’인 덕이다. 다이소는 오프라인 채널에는 고객몰이를 담당하는 앵커 테넌트(핵심 점포) 역할을 해주고, 이 때문에 고객 접근성이 좋아져 다이소도 매출 증대 효과를 볼 수 있다. 다이소 입장에서는 주차나 휴게 시설 등도 해결된다.
◇ “집 빼고 다 판다” 뷰티·패션까지 섭렵
다이소가 점포를 대형화하는 것은 많은 상품을 매장에 진열해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다. 고객이 매장에 머무는 시간을 증가시켜서 객단가를 높이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일부 고객들은 품절 대란이 난 제품을 구하기 위해 대형 다이소 매장으로 원정을 가기도 한다.
다이소 관계자는 “매장당 객단가를 따로 공개하지는 않으나 규모가 큰 매장에는 가족 단위로 오는 경우도 많고, 또 대형마트에 입점한 경우는 차를 몰고 주차장을 이용해 다량의 상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작은 매장보다는 객단가가 높은 경향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다이소는 뷰티·패션 등 제품 판매 카테고리를 지속해서 확장하고 있다. 캐릭터 IP(지식재산권)와의 협업 제품 등 한정판도 출시한다. 균일가라는 기존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신상품을 계속 선보이자 저가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곳이라는 소비자들의 인식도 종합 유통 채널로 점차 바뀌고 있다. 관련 카테고리 매출 성장세도 가파르다.
대표적인 성공 분야가 뷰티다. 균일가에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 등 화장품 대기업이나 인기 인디브랜드 제품을 판매해 연이어 품절 대란이 일어났다. 저렴한 가격으로 10대 등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일각에서는 오프라인 뷰티 강자인 CJ올리브영의 대항마로 꼽히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플리스, 발열내의 등 기능성 패션 제품도 판매를 개시했다. 올해는 맨투맨, 조거팬츠, 기모내의, 후드티(11월 중순 출시 예정)를 새롭게 출시해 소비자를 공략한다. 올해 9월까지 의류 관련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0% 증가했다.
소비자들의 호응은 매출 추이에서도 보인다. 아성다이소는 2019년 매출 2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에는 3조원의 벽을 넘었다. 최근 5개년 매출액은 ▲2019년 2조2362억원 ▲2020년 2조4216억원 ▲2021년 2조6048억원 ▲2022년 2조9458억원 ▲3조4605억원이다. 다이소는 올해 연 매출 4조원을 돌파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