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현대 서울. 5층 사운즈포레스트 천장을 색색의 열기구 에어벌룬이 가득 채웠다. 입구에는 서커스 티켓 부스가 설치돼 있었고, 곳곳에 서커스단 천막은 각기 다른 내부 장식을 선보였다. 서커스에서 보는 마술과 같은 화려함이다.
더현대 서울이 지난해에 이어 사운즈 포레스트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연출했다. 지난해 연출한 ‘H빌리지’가 유럽의 크리스마스 시장을 본떴다면, 이번엔 서커스단 천막을 설치해 ‘움직이는 대극장’으로 꾸몄다.
현대백화점의 이번 크리스마스 장식에는 아기곰 ‘해리’가 소녀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주기 위해 열기구를 타고, 쇼를 펼치는 움직이는 대극장을 찾아낸다는 내용이 담겼다. 시대 배경은 18세기 유럽이다. 당시(1730~1760년) 유행했던 예술 양식인 로코코·바로크를 구현했다.
이번 장식의 백미는 열기구다. 더현대 서울은 5층 사운즈 포레스트에 높이 7m, 너비 5m 열기구 모양의 대형 에어 벌룬 6개를 띄웠다. 6개 에어 벌룬들은 부드러운 파스텔 색상과 로코코 양식으로 제작됐다. 6개는 각각 6대륙(아시아·유럽·북아메리카·남아메리카·아프리카·오세아니아)의 평화를 상징한다.
키네틱 아트(움직이는 조형물)도 동원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출했다. 11개의 텐트로 이뤄진 서커스 극장은 마술 극장, 묘기 극장, 음악 극장, 대극장과 상점들로 구성돼 있다. 대극장에는 높이 8m의 대형 회전형 크리스마스트리가 있다.
정민규 현대백화점 VMD(Visual MerchanDiser)팀 책임 디자이너는 “다른 백화점과의 차이는 이 공간의 모든 것을 수작업으로 진행했다는 점”이라며 “더현대 특성상 장비가 들어올 수 없어 실내에서 조립했다. 일러스트 작가도 섭외했다. 실제 서커스 공간에 사용하는 패브릭 등이 사용됐다”고 했다.
◇롯데·신세계도 크리스마스 장식 공개
경쟁사인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크리스마스 장식을 공개했다.
롯데백화점은 ‘원더풀 쇼타임’을 테마로 서울 소공동 본점 앞 거리와 출입구를 네온사인으로 장식해 마치 1900년대 브로드웨이 등의 뮤지컬 극장가를 걷는 듯한 느낌으로 꾸몄다. 3개의 대형 쇼윈도(유리창) 안은 국내 예술가들과 함께 재즈부터 서커스까지 다양한 공연 장면을 연출한다
신세계백화점은 ‘크리스마스의 순간들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명동 본점 외관에 미디어 파사드를 선보인다. 지난 5월부터 공사한 농구장 3개 크기인 1292.3㎡의 초대형 디지털 사이니지(공공장소나 상업 공간에 설치되는 디스플레이) ‘신세계스퀘어’를 공개했다.
백화점들이 크리스마스 장식에 열중하는 것은 모객효과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더현대 서울이 선보인 크리스마스 테마 마을 ‘H빌리지’는 1차 네이버 사전 예약 오픈 당시 동시접속자 2만여 명이 몰려 1시간 내 마감했고, 현장 웨이팅 대기 번호도 800번 대를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