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 모(39)씨는 올해 들어 가족여행을 위해 네 번의 숙박 예약을 모두 프리즘(PRIZM) 앱을 통해 예약했다. 총 숙박 금액만 올해만 2500만원 수준이다. 김씨는 “다른 곳보다 숙소에 대한 가족들 만족도가 높고 프리즘을 통해 예약했을때 주는 특전이 맘에 든다”고 말했다.

30일 프리즘 운영사 RXC에 따르면 이커머스 앱 프리즘의 올해 1인당 평균 객단가는 70만원에 달해 국내 이커머스 중 최고액을 기록했다.

/프리즘 앱 캡처

프리즘은 특급호텔과 여행 상품을 집중 판매하는 앱이다. 신라호텔이나 반얀트리, 파라다이스 등 국내 유수 특급호텔이 처음으로 협업을 선택한 이커머스다. 프리즘의 1인당 객단가가 높은 것도 1박 요금대가 높은 호텔 상품이 많은 영향이다.

프리즘은 2021년 문을 연 미디어 커머스 플랫폼이다. 쿠팡 창업 멤버이자 티몬 전 대표인 유한익 대표가 창업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만든 제트홀딩스의 투자 자회사인 제트벤처캐피탈(ZVC)과 HLL중앙 등이 자금을 투자했다.

프리즘은 고감도 숏폼 영상(틱톡, 유튜브 쇼츠)과 라이브 방송 등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로 소비자를 공략한다. 당초 브랜드별 모바일 쇼룸을 마련해 뷰티부터 푸드까지 다양한 카테고리를 판매했지만, 올해 3월 사업구조를 변경해 카테고리를 호텔과 여행, 지식재산권(IP) 분야로 대폭 축소했다.

고품질 영상 제작에 쓰이는 인건비 등 비용이 높아 사업 초창기 매출 대비 적자폭이 높아지면서 자본잠식 위험이 커지고 재무상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탓이다. 이에 아예 호텔을 판매하는 체크인을 중심으로 사업을 키워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비용을 최소화하고 매출을 늘려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서다. 프리즘 운영사 RXC의 지난해 매출은 16억4234만원을 기록한 반면 영업손실은 196억2274만원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프리즘이 이런 선택이 현명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그간 특급호텔은 야놀자나 여기어때 등 기존 숙박 플랫폼에서는 별도 프로모션을 연 적이 없는데, 프리즘이 고급 이미지 구축에 성공하며 프리미엄 숙박 플랫폼으로 틈새 공략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특급호텔이 프리즘을 통해 진행하는 프로모션은 일반 예약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특전 등이 포함돼 있어 좋다는 반응이다. 현재는 서울신라호텔 행사가 진행 중인데 프리즘을 통해 예약하면 비즈니스 디럭스 트윈 객실을 정가 대비 60% 할인된 가격인 약 40만원에 예약할 수 있고, 야외 수영장 이용권을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식이다.

반응은 매출로도 증명된다. 지난 6월 진행한 ‘카시아 속초’ 라이브 프로모션은 판매 시작 약 1시간 만에 총 거래액 22억원을 돌파했고,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라이브 프로모션은 판매 시작 한 시간 만에 거래액이 16억원을 넘겼다.

다만 프리즘은 여행과 숙박 상품을 중개 판매만 하는 플랫이라 고객 응대가 느릴 수 있다. 또 라이브를 통해서만 예약을 받아 불편하다는 불만도 나온다. 상품을 구매해도 사전 객실 확보가 충분치 않으면 예약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티메프 사태 등 이커머스 업계의 재무에 대한 경각심도 높아진 상황이라 프리즘의 미래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시각만 존재하지는 않는다. 고품질 영상 제작과 앱 구동 때문에 지난해 기준 인건비로 1년에 100억원 가까이 비용이 들어가는 구조라 이윤을 내기가 어렵다는 시각이다.

프리즘 측은 사업구조 변화를 통해 적자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등 재무 안정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올해 라이브 방송 1인 시청 시간이 10분을 넘기는 등 소비자들에게 프리즘에 대한 신뢰와 관심 기반을 다졌고, 내년 말에는 월간 흑자 전환하겠다는 목표다.

프리즘 관계자는 “내년 말 월 흑자 달성을 목표로 적자 폭을 줄여가고 있다”면서 “올해 연간 적자가 작년 대비 절반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과 거래액은 5배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