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서 9월 최고기온 기록이 깨지는 등 가을 폭염이 지속되면서 백화점도 판매 카테고리별로 희비가 갈리고 있다. 실내 활동이 늘어나면서 식당가 및 푸드코트 매출은 전년 대비 증가한 반면 가을·겨울 의류 판매는 저조하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천호점‧미아점‧목동점‧중동점‧킨텍스점 등 6개 점포의 9월 1~13일 식당가 및 푸드코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2% 증가했다.
6개점은 뉴타운을 비롯해 주변으로 대단지를 끼고 있는 이른바 ‘슬세권(슬리퍼+세권)’ 점포들이다. 현대백화점 전체 15개 점포 식당가‧푸드코트 평균(11.1%)의 2배가 넘는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 식당가와 푸드홀 매출도 이달 들어 18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24.7%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은 추석 연휴 기간 식음료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5% 증가했다. 특히 잠실 롯데월드몰은 연휴 기간 약 95만 명의 고객이 방문했다고 한다.
백화점 식당가 매출이 증가한 것은 9월 내내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실내를 찾는 가족 단위 고객들이 늘어난 덕이다. 극심한 무더위에 열대야까지 길어지며 실내 쾌적한 쇼핑 공간 선호도가 높아져 식당가 집객 효과가 두드러지고 있다.
반면 패션 쪽은 울상이다. 통상 의류업계 성수기는 가을·겨울 시즌이다. 봄·여름 의류에 비해 가격대가 높아서다. 하지만 무더위가 지속되는 탓에 판매 실적은 저조하다.
가을·겨울 시즌에는 패션 판매 매출이 전년과 비교해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간절기 의류와 겉옷 소비가 늘어나면서다. 하지만 더위 탓에 올해 매출 증가율은 아직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8월 27일부터 이달 9일까지 패션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2.4% 성장하는 데 그쳤다. 신세계백화점도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8일까지 여성복, 남성복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 3.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9월 늦더위가 지속되면서 가을이나 겨울 옷 판매가 저조한 상황”이라며 “특히 추석 연휴에는 동절기 대비용 겉옷이 잘 나가는데 폭염으로 인해 판매가 부진하다”고 했다.
이어 “폭염에 실내 활동이 늘면서 방문객이 늘고 식음료 매출도 증가하고 있지만, 패션 부진으로 백화점 전채의 모객 수 대비 객단가는 늘지 않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