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잘 몰랐던 새로운 케이(K)뷰티 브랜드 제품들을 맘껏 체험해 볼 수 있었다.”
6일 오전 11시. 서울 성수동 다홍색 건물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섰다. 이날부터 시작된 무신사의 첫 오프라인 뷰티 행사에 입장하기 위한 인파였다.
‘무신사 뷰티 페스타 인(IN) 성수’는 서울숲과 성수역을 아우르는 성수동 일대 20만 평의 다양한 공간에서 열린다. 패션 플랫폼 업체 무신사가 2020년 뷰티 사업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연 오프라인 행사다. 크게 메인 팝업 공간과 브랜드 제휴 팝업 공간, 이벤트 존으로 구성됐다. 이번 행사는 이날부터 9일까지 개최된다. 총 41개 브랜드가 참여했다.
행사 참여 브랜드는 무신사 뷰티의 모토인 ‘넥스트 뷰티’를 보여주는 신진 브랜드들을 주로 선정했다. 기존 오프라인에서 만나볼 수 없었던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다. 그간 온라인을 중심으로 영업했던 새로운 브랜드들이 고객과의 오프라인 접점을 늘리는 기회를 마련한 셈이다.
또 참여 브랜드의 약 80%가 중소·중견 인디 브랜드이기 때문에 신진 브랜드 발굴 및 육성을 지원한다는 의미도 지닌다는 게 무신사의 설명이다. 참여 브랜드는 누그레이, 글린트, 리필드, 딥퍼랑스, 듀이셀, 동구밭, 비레디 등이다.
메인 팝업 공간에 들어서니 2층 건물이 사람들로 빼곡했다. 약 260평 규모의 이 행사장엔 26개 K뷰티 인디 브랜드가 홍보 공간을 마련했다. 무신사 뷰티 자체상품(PB)인 오드타입도 부스를 열었다. 각 브랜드사 부스마다 행사 참여를 위한 줄이 늘어섰다.
얼리버드 티켓을 구매해 행사에 참여했다는 김예은(22)씨는 “티켓값이 약 1만원밖에 하지 않았는데 기본 선물부터 40만원어치 상당의 화장품 등 게임 당첨 기회도 있어 즐겁다”고 했다. 행사 티켓 가격 정가는 1만5000원이고, 얼리버드 가격이 1만500원이다.
이 행사에 참여한 W드레스룸 관계자는 “우리 브랜드를 고객들에게 알리고 직접 체험을 통해 제품을 홍보하는 효과가 크다는 판단에 이 행사에 참여했다”며 “무신사 뷰티도 소비자들에게 소구력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무신사 뷰티 관계자는 “이번 오프라인 행사 개최는 고객 접점 확대라는 의미가 있다”며 ”온라인 고객을 오프라인으로 끌어내고, 오프라인에서 브랜드를 경험한 고객이 온라인으로 유입되는 선순환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올해 무신사 뷰티 거래액 전년 대비 94% 증가
이번 행사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성수동 지역 자영업자들과 함께 협업한다는 점이다. 뷰티 브랜드샵과 헤어·네일샵, 식음료 매장 등 40여 개 업장에서 티켓 구매자에게 샘플 제공이나 할인 등 연계 혜택을 제공한다.
무신사 뷰티는 2020년 4월에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2021년 전문관 서비스로 개편했다. 현재 1700여 브랜드가 입점됐다. 올해 8월부터 무신사가 멀티 스토어 형태로 전면 개편하면서 무신사 뷰티 사업 매출도 증가세다. 무신사 뷰티의 올해 1~8월 누적 거래액은 지난해 동기간과 비교했을 때 약 94% 증가했다.
무신사뿐 아니라 이커머스(전자 상거래) 업체들은 앞다퉈 뷰티 사업을 확장 중이다. 컬리와 쿠팡이 대표적이다. 버티컬 커머스인 에이블리나 지그재그 등도 모두 뷰티 카테고리를 선보였다. 화장품은 신선식품이나 의류에 비해 물류·유통이 까다롭지 않아 비용과 진입장벽이 낮다. 매입 시 가격 협상에도 유리해 수익성을 올리기에 좋다.
◇오프라인 화장품 유통 1위 CJ올리브영과 잡음도
한편, 무신사가 뷰티 사업을 온오프라인으로 확장하면서 화장품 오프라인 유통 1위인 CJ올리브영과도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이번 행사를 앞두고 올리브영이 자사 입점 브랜드에 무신사 행사 참여를 저지했다는 업무방해 의혹까지 제기된 상황이다.
무신사 측은 올리브영이 자사가 주최하는 오프라인 뷰티 행사에 참여하려는 업체들을 대상으로 참여 의사를 철회하도록 압력을 넣은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당초보다 참여업체가 두 자릿수 퍼센트(%) 이상 줄며 업무상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공정위도 이 같은 상황을 고발한 한 화장품 업체의 신고를 받고 조사를 검토 중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