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미정산·미환불 사태로 기업 회생 절차에 들어간 티몬과 위메프(이하 티메프)가 새로운 투자자 유치를 위한 실사 작업에 들어갔다. 신규 투자를 받아 회사를 정상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티몬은 조만간 판매 재개도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류화현 위메프 대표(왼쪽)와 류광진 티몬 대표가 지난 13일 서초구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티몬·위메프 회생절차 협의회를 마치고 법원을 나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모 회계법인은 지난 16일부터 수십 명의 인력을 투입해 티몬과 위메프 실사 작업에 착수했다. 신규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정확한 재무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재무 실사는 제삼(3)의 장소에서 진행 중이다. 티메프의 기존 사무실은 문을 닫은 상태다. 그간 티메프는 자체 재무 부서 없이 큐텐(Qoo10) 그룹 계열사인 큐텐테크놀로지에서 해당 업무를 전담해 왔다.

티메프는 회사가 정상화되려면 각각 10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양사는 이달 말까지 투자의향서(LOI)나 투자확약서(LOC)를 확보하기 위해 실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티메프는 구조조정펀드나 사모펀드 등을 통해 신규 투자를 받아 상당수 채권자에게 채무를 상환한 뒤 회사를 정상 궤도로 돌려놓고 3년 안에 재매각하는 방안이 담긴 자구안을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한 바 있다.

티몬은 판매 재개를 위한 작업에도 돌입했다. 실제 투자가 이뤄지려면 사업이 가동돼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티몬 측은 거래가 재개되면 상품 발송 후 3일 안에 대금을 정산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플랫폼에 에스크로(Escrow·관리) 제도를 새로 도입해 최근 테스트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스크로 제도는 은행 등 제삼(3)자가 대금을 맡은 뒤 결제 확정 시 정산하는 시스템이다.

다만, 판매 재개를 위해선 카드사들이 결제 차단을 풀어줘야 한다. 앞서 지난달 24일부터 카드사들은 티메프 결제를 차단했다. 그 때문에 업계에선 당장 상품을 사고파는 게 어려울 거란 전망이 나온다.

류광진 티몬 대표는 “피해를 보상하려면 티몬 거래 재개가 절실하고 중소 판매사 여러 곳에서 모바일 앱·사이트 재가동 시 물건을 팔겠다는 연락을 받았다”면서 “카드사들만 동참해 준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거래를 재개할 수 있다”고 했다.